그러나 항해술을 비롯한 기술이 발달하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것이고 신대륙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 야심 있는 누군가가 정복에 나섰을 것이다. 현실주의 정치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보면 '멜로스인과의 대화'라는 부분이 나온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싸움에 말려들기 싫어 중립을 표방하고 있던 멜로스 섬에 아테네의 사자가 찾아온다. 그 사자는 아테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섬 사람들에게 "강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약자는 당해야 할 것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명언을 남기고 돌아간다. 곧이어 멜로스는 아테네의 침공을 받아 모든 남자는 살해되고 모든 여자는 노예로 팔려가게 되며 섬 전체는 아테네 이주민의 차지가 된다.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냉엄한 현실은 기원전 400년 아테네나 기원후 1500년의 쿠스코나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후 500년이 지난 지금도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