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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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습니다. 많은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분명 친구를 사랑했습니다. …… 그러나 그녀가 죽을 때까지 나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친구도 아마 그랬을 테지요. 당시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남녀 관계나 가족에 대한 애정에 한정해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그 사람의 질문으로 친구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녀가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나와 같이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소소한 이야기로 웃고 떠들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면서 공부도 하고, 학원에서는 한숨도 쉬고, 집에 가서는 가족과 식사하고, 친구와 메일을 주고받고, 잠자리에 들고…… 그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는 걸.-12쪽

제 나름의 해석입니다만, 편안히 잠드세요, 성불하세요, 하는 마음이 명복을 비는 거라면, 가족이나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면서 기도하겠지요. 하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은 고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으니, 종교 단체 등에서 올리는 성불 기도와 비슷한, 추상적인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돌아가신 분을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애도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6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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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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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2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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