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토미 바이어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절판


진통제도 일종의 마약이라 조심하는 편이다. 무언가에 의존하고 싶지 않으니까. 중독 목록에 가짓수를 하나 더 보탤 필요가 없다. 술과 담배와 커피, 이것이면 충분하다. 사람에게는 못된 버릇이 필요하고 그것이 사람과 로봇을 구별하는 기준 중 하나라지만, 그래도 정도껏 해야 하는 법이다. -11~2쪽

원래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새 지나가버리지 않던가. 앞으로 더 멋진 일이 일어날 거라는 끝 모를 기대에 가려 행복한 순간들은 덧없이 우리를 스쳐간다. 그 행복이 일상이 되고, 좋았던 순간은 한때의 메아리로 남아 기억 한편에 자리 잡는다. 행복했던 순간들의 기억은 모호하다. 그 순간을 꽉 움켜쥐지 않았으므로. 아니, 의식조차 못 하고 지나가버렸으므로. -20쪽

결점이 없다는 건 매력이 없다는 것과 같아. -28쪽

무슨 조화일까? 쇼윈도 너머의 물건 중 갖고 싶은 게 하나도 없었다. 새 재킷도, 양복도, 홈시어터와 신형 에스프레소 기계도, 뜰에 놓을 만한 의자, 탁자 등도 필요하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것들로도 충분했다. 보이는 것마다 너무 유치하거나 볼썽 사납고, 너무…… 모르겠다. 계좌의 돈이 마약 같은 효능을 발휘하는 걸까? 그럴 리가. 돈은 무언가를 사라고 있는 거다. 물건이든 과정이든 모든 것에는 값어치가 존재한다. 소유할 능력이 생기자 그 모든 것이 가치를 잃는다는 건 비논리적이다. 하지만, 정말 비논리적일까? -42~3쪽

130은 시속 200에서 보면 후진하는 속도에 불가하지만 90에서 보면 광속이다. 모든 게 상대적이다. 나의 템포 역시. -9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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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2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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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2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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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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