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죽음이 가져올 내 존재의 무화無化를 극복하려면, 영원히 썩지 않을 세 가지를 이루라고 했다. 덕德과 공功과 언言, 그 셋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이루어야 이름이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라고 했다. 이것도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태어날 때는 몸이 빛났건만, 인간은 갖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몸의 정기를 잃고, 살아 있으면서 죽어가기 마련이다. 세상의 부조리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삶은 더욱 고통스럽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죽은 뒤에야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 아닌가. -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