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능성이다 - 기적의 트럼펫 소년 패트릭 헨리의 열정 행진곡
패트릭 헨리 휴스 외 지음, 이수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가끔 누가 봐도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긍정적으로, 너무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만날 때가 있다. 정말 그들은 행복한 것일까? 정말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등의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런 나의 삐딱하고 부정적인 시선도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 '아아, 정말 대단하다. 나도 정말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얻는다. 이 책 <나는 가능성이다>도 그런 이야기를 봤을 때처럼 책을 펴는 순간 내게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줬다. 

  1988년의 어느 날. 휴스 부부는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날이 될 첫 아이의 탄생을 경험한다. 하지만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기쁨도 잠시, 의사는 이들 부부에게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을 건넨다. 몇 번의 검사 끝에 의사들은 아이가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팔과 다리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짧고 기형이라 보통 사람들처럼 팔다리를 쓸 수 없고, 눈이 있어야 할 자리인 안와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양안 무안구증이 있으며, 어쩌면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결과를 알린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애를 썼건만 대체 왜 이런 일이, 라고 생각한 휴스 부부. 하지만 이들은 마냥 절망에 빠져 있는 것보다는 이 시련 속에 뛰어드는 것을 선택한다. 다행히 성장하면서 지적 장애가 없음이 밝혀졌지만, 휴스 부부는 패트릭 헨리가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있게, 안구가 없어 안와가 내려 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숱한 치료와 수술을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시련을 '함께' 감당해내는 휴스 가족. 그러던 어느 날, 우는 패트릭 헨리를 달래기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한 아빠 덕분에 음악에 눈을 뜨게 된 패트릭 헨리. 그 때부터 보이지 않는 눈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그의 인생에 '음악'이라는 커다란 축복이 함께 한다.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휴스 가족을 보면서 일단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중에 장애를 가진 구성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삶과는 동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나 또한 정신지체가 있는 동생 때문에 어려서부터 만약 동생에게 장애가 없었다면 겪지 않았을 일들을 많이 경험했기에 그들의 감정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다. 하지만 우리 집이 그렇듯이 휴스 가족도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키가 120cm가 되어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게 된 것도, 무엇보다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패트릭 헨리는 행복해한다.  

  야간에 우편 배송업체에서 일을 하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묵묵히 패트릭 헨리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이 책을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아내라고 말하며 그저 철없던 남편이었던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든 것은 아내였다고 말한다. 패트릭 헨리가 점자를 배울 때도 가족 모두가 점자를 배우게 하고, 조금이라도 패트릭 헨리를 낫게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엄마. 그런 엄마가 있었기에 패트릭 헨리도, 아버지 패트릭 존도 삶을 좀더 긍정적으로, 좀더 열정 넘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의 삶을 통해 책을 읽는 사람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패트릭 헨리 휴스. 이 책을 읽고 나니 왠지 가슴 한 켠이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차 오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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