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 자취의 달인 - 반지하와 옥탑방에서도 잘 살기
김귀현.이유하 지음 / 에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부모님에게 쭉 얹혀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것이 '독립'이 아닐까 싶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누구의 시선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은 꽤 멋져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혼자 살아가면서 독립이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되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이 책은 자취를 통해 현실과 온몸으로 맞서 싸우는 반지하남과 옥탑녀의 리얼 자취 스토리다. 

  수원 토박이인 김귀현(이하 반지하남)과 부산 아가씨 이유하(이하 옥탑녀). 각각 거주하고 있는 공간은 다르지만 이들은 낯선 서울땅에서 홀로 자취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살게된 반지하남도,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던 중 회사 사정으로 정리당하고 무작정 직장을 찾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옥탑녀도 홀로 살아가면서 온갖 사건 사고를 겪는다. 반지하지만 햇볕이 잘 든다는 말에 속아(화장실에'만' 햇볕이 드니 엄밀히 말하면 속은 것이 아닐지도) 반지하에서 살게된 반지하남은 반지하 특유의 눅눅함 때문에 고생을 하고, 옥탑녀는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추운 옥탑에서 때로는 날아오는 보일러 뚜껑에 뺨을 맞기도 하는 등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단 말이야 싶을 정도로 (독자 입장에서는) 코믹한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진다.  

  고난과 역경(?)에도 꿋꿋이 반지하와 옥탑방을 고수하는 이들. 그들이 좀더 괜찮은 거주지를 찾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겐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을 이뤘을 때 지금의 힘든 생활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젊음이란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즐기는 놈한테는 당할 자가 없다고 했던가. 자취를 처음 시작하면서는 작은 일 하나까지도(심지어 간장 하나 고르는 것까지도) 좌충우돌 실수투성이였던 그들이 점점 자취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져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88만원 세대가 어둡고 절망적이라 해도, 이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그래도 젊음이라는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자취를 해서 비슷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키득키득 웃고 싶을 때, 시트콤을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