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 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
김태형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요새 나를 가장 끌어당긴 텍스트는 <한중록>이다. 이름만 들어봤을 뿐 읽어보지 않았던 <한중록>을 편집하면서 몇 번이고 읽다보니 어느새 정이 담뿍 들었다. 영조의 명으로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 늘그막에 그런 남편을 그리며 쓴 책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한 장 한 장 읽다보니 단순히 '회고록'의 수준을 넘어선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덕에 한동안 잠잠했던 영정조 시대에 대한 관심이 샘솟아 이 책도 찾아 읽게 됐다. 

  정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 책은 정조, 이이, 허균, 연산군. 이렇게 네 명의 역사적인 인물을 융의 심리 유형 이론을 계승, 발전시킨 성격이론을 토대로 분석한다. 하지만 한 인물을 면대면으로 상담 혹은 관찰을 통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나와 있는 책을 통해 한 번 걸러서 평가를 하다보니 저자가 참고로 한 도서의 시각에 많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애초에 참고도서로 한 책도 주관적으로 해석된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혹은 거기에 따라서 한 인물을 분석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저자가 좀더 역사적으로 고증을 할 수 있었다면, 혹은 역사에 밝은 저자였다면 더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책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뭐 객관성 부분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이 책은 대중서답게 잘 읽힌다. 소개하고 있는 인물들도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들이고, 그들의 삶 자체도 충분히 대중의 흥미를 끈다. 각각의 인물의 삶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그 속에서 개인의 심리를 결정짓는 요소들을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한 아이가 자란다'는 결론을 내고 있었다. 그만큼 어린 시절의 경험 혹은 환경과 양육자의 심리상태가 중요하다는 것. 물론 정조의 경우로 미뤄볼 때 환경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한 인격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애초에 관심이 있었던 정조를 다룬 부분도 재미있었지만, 정조와는 극단적으로 다른 성격의 연산군도 꽤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각각의 인물을 100프로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한 번쯤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또 다른 자료들을 통해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의 저서를 살펴보니 <심리학자, 노무현과 오바마를 분석하다>도 있던데 다음에는 그 책을 통해 좀더 현대적인 인물의 심리분석은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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