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절판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크게 한쪽으로 흔들리면 반드시 반대쪽으로도 그만큼 흔들린다. 말에도 그것과 비슷한 데가 있어서,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말은 그 의미가 강할수록 반작용으로 반대 의미도 강해진다. -8쪽

"사람과 개는 공범 관계지요."
다나카 겐조는 흠칫 놀라며 남자의 옆얼굴을 본다.
마치 지금 자신이 한 생각을 간파당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지금 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던가?
"남자는 항상 구실을 찾으니까요."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했다. 그 모습을 보니 자신의 생각을 읽은 것도, 자기가 혼잣말을 한 것도 아닌 것 같다.
"회사, 술, 담배, 개의 산책. 모두 남자가 발명한 구실입니다."
"무슨 구실?"
다나카 겐조가 묻자 남자가 대답했다.
"집에서 나가기 위한 구실, 집에 돌아가지 않기 위한 구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설명하지 않기 위한 구실이죠."
"호오, 우리는 마음속으로 집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거로군요."
"아마도요. 설령 아무리 마음 편한 장소라 하더라도 말이죠."-197~8쪽

비밀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숨기기 위해.
비밀이란 희안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비밀이어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밀이 아니기도 하다.
그 내용 역시 특별한 기술이기도 하고, 부모 자식 관계이기도 하고, 보물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다. -272쪽

잊는다는 것은 커다란 죄이다. 그러나 잊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있다.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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