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흔히 인문학하면 어렵고 고리타분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편견에 더해 소위 돈 안되는 학문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인문학은 대학에서도 퇴출되는 비극을 겪고 있다. 이렇게 무시당하고 있는 인문학. 하지만 누가 인문학에 관심이 있을까 싶을 때 인문학에 대한 썰을 풀어가며 인기를 모은 블로거가 있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 로쟈(이현우)다.


  인문학적 지식에 대한 갈증은 있었지만 나 또한 인문학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라딘에 둥지를 틀면서 로쟈님의 글들을 읽게 됐고 어쩌면 인문학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부드러운 학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선뜻 나서서 친해지기엔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져 항상 멀리서 그의 글을 야금야금 읽으며 지젝을 비롯해 데리다, 벤야민 등의 거장들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내 스스로 만난 건 지젝 밖에 없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서재에 올렸던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쟈의 문학 노트, 로쟈의 예술 리뷰, 로쟈의 철학 페이퍼, 로쟈의 지젝 읽기, 로쟈의 번역비평 등 총 다섯 개의 서재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그동안 서재에 올렸던 글을 손본 것들이다.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은 글, 너무 말랑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글'을 모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나처럼 인문학 초짜가 읽어도 그리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간간이 어려운 구절이 있기도 했지만 몇 번 곱씹다보면 이해가 되는 정도라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생 초짜라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적인 독자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약간 빡빡한 느낌이 들어서 한 번에 한 챕터 이상 읽기는 힘들었지만, 굳이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마음가는대로 한 챕터씩 읽으며 느긋하게 완독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블로거 로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하는 책. 한 번 더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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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05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1 아들은 수행평가로 일주일에 한권씩 인문학 독후감을 쓰게 하더군요.
아주 괜찮은 선생님이구나 싶어 감사하고 있지요.
이 책도 사야지, 하면서도 워낙 밀린 책이 많아서 올라온 리뷰만 보고 있어요.^^

이매지 2009-07-05 09:38   좋아요 0 | URL
일주일에 한 권씩 인문학 독후감이라니 정말 괜찮은 선생님이네요!
저도 그런 선생님을 만났다면 인문학적 마인드가 좀더 갖춰졌을텐데...
이 책 고1에겐 약간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기본이 있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다이조부 2009-10-0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저는 상당히 어렵던데....

발문을 쓴 양반이 대학선생인데도 그 사람도 어렵게 느껴진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죠 ㅎ

이매지 2009-10-05 23:56   좋아요 0 | URL
인문학 생초짜보다는 어느 정도 관심이 생긴 분들에게 적당하죠^^;

다이조부 2009-10-0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과를 2년 다녔는데도 어려운거 보니 학교 다닐때 열심히 공부 안했네요. ㅎㅎ

이매지 2009-10-07 13:17   좋아요 0 | URL
앗. 매버릭꾸랑님 철학과 나오셨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