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게임 - Y의 비극 '88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12월
장바구니담기


본격 추리소설을 영어로 퍼즐러(puzzler)라고 하지만 그렇게 엉성한 퍼즐이 어디 있겠냐? 반 다인도, 애거서 크리스티도, '누가 죽였나'를 명제로 삼고 있으면서 그 실태는 어떠하냐 이 말이야. 누구에게나 범행 동기와 기회가 있었다고 써 놓고는 끝에서 '범인은 A다. 그는 책을 가지러 2층 침실에 올라갔을 때 테라스로 통하는 돌계단을 내려가 프랑스식 창문을 통해 서재에 침입해 피해자를 죽인 후, 황급히 돌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돌아와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아래층으로 돌아갔던 것이다.'라고 하잖아. A만 알리바이가 없었던 게 아닌데, 어째서 난데없이 A냐고? A만 알리바이가 없었던 게 아닌데, 어째서 난데없이 A냐고? A가 2층으로 갔을 때가 범행 찬스였다는 사실은 알겠어. 어째서 B가 별채에 갔을 때도 아니고, C가 현관 벨을 울리기 전도 아닌, A가 2층에 올라갔을 때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거지? 한 마디라도 설명해 달란 말이야.-36쪽

"모치 선배, 다잉 메시지를 보고 범인을 알 수 있을 턱이 없어요." 나는 단호히 말했다.
"이만큼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짜내도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호라는 건 이미 가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것저것 갖다 붙여 봐도 그 중에서 뭐가 맞는지 특정 지을 수 없잖아요. 알파벳 Y라는 가장 심플한 견해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도 없고요."
그 위대한 엘러리 퀸마저도 다잉 메시지를 사용한 작품은 종종 해결이 미심쩍지 않았던가. 시체가 각설탕을 쥐고 있었다느니, xy라는 글자를 남겼다느니, FACE라고 썼다느니, GI라고 썼다느니, E라고 썼다느니, HOM이라고 했다느니...
"자의적으로 자기가 가장 마음에 드는 흥미로운 해석을 남한테 강요하는 게 바로 다잉 메시지 아니던가요. 그 분석은 그만두죠."-151쪽

"저기." 루미가 묻는다. "다잉 메시지라는 건 뭔가요? 유코 언니의 Y가 아니라면 무엇을 뜻하는 거죠?"
모치즈키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피해자가 전하려는 정보가 수사원 측에 전달되지 않는 세 가지 케이스에 대해 서술한다. 쓰즈키 미치오의 평론을 인용한 것이다. 첫 번째, 피해자가 메시지를 완성하지 못하고 죽어, 어중간한 형태가 된 경우, 두 번째, 피해자와 수사원 사이에 지식의 간극이 있어 발신자는 명쾌한 메시지를 남겼다고 생각하나 수신자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세 번째, 범인이 아직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때 메시지를 남겨야 했기 때문에 범인이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수사원만 해독할 수 있도록 복잡한 메시지를 남긴 경우. 참고로 미스터리 세계에서 소중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작가가 도를 넘기 쉬운 것이 바로 이 세 번째 케이스다. -160~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