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독특한 제목과 포스터가 주는 왠지 따뜻한 느낌때문에 보게 된 영화. 일본의 젊은(?) 여배우 중 가장 돋보이는 카호의 첫 영화 나들이 작품이라는 점과 나츠카와 유이가 출연한다는 점, <린다린다린다>의 감독인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작품이라는 때문에 기대를 하고 봤는데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120분 가까운 러닝타임이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게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라 장편이라기보다는 단편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영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통틀어 전교생이 여섯 명 뿐인 시골 학교. 이 곳에 도쿄에서 한 남학생이 전학을 온다. 전학생이 오는 건 드문 일이라 호기심과 기대에 들뜬 아이들에게 등장한 오오사와는 제법 잘생겼던지라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설레는 마음까지 생긴다. 하지만 주인공인 소요만큼은 그의 태도때문에 그를 꺼려한다. 하지만 여름 날 해수욕장에서 오오사와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된 소요. 그렇게 둘은 풋풋한 사랑(?)을 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중학교 2학년이었던 소요와 오오사와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좁디 좁은 마을에서 매일 다른 아이들을 챙겨가며 학교에서 생활하는 그들.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등장하기 때문인지 주인공들의 사랑도 너무 때묻지 않아서 답답할 정도로 진행되어간다. 예를 들면, 뽀뽀 한 번 하는 게 특별한 선물이 될 지경. 그렇다고 둘의 사이에 뭔가 애절함이나 갈등이 숨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애초부터 무던하게, 연애물에 등장하는 갈등이나 오해따위는 등장하지 않고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풋풋한 연애담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영화의 초점은 풋풋한 첫사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더이상 어린 아이들이 없는 시골. 그 속에서 커다란 가족처럼 서로에게 의지하기도 하는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네 시골을 다룬 영화처럼 왠지 따뜻하면서 아련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시골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선생 김봉두>가 생각났는데 그 영화보다는 코믹적인 요소도 덜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한 폭의 색연필화라고 생각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세상사에 때가 타버린 자신을 정화하고 싶을 때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던 영화였다. 일본영화답게 꽤나 잔잔한 영화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순수한 아이들과 소박한 일상 속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덧)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었던 아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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