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밥벌이 - 어느 소심한 카피라이터의 홍대 카페 창업기
조한웅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3월
품절


왜 남자 나이 서른 중반이 되면 창업이 하고 싶어질까? 군대를 안 가도 되는 남자라면 시기가 조금 당겨질 수도 있지만 대개 서른 중반의 남자들은 본업이든 부업이든 창업을 꿈꾼다. 키키봉이 생각해보니 일견 당연해 보이는 현상 같기도 하다. 보통의 경우 4년제 대학을 나오면 스물일곱에서 늦게는 스물아홉에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 미래는 말 그대로 찬란한 무지개다. 눈동자는 또렷하고 에너지는 충만해 열심히 일을 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런 날들을 지나 소위 대리급을 넘기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 이상의 높은 직급이 가까운 미래의 자신일 텐데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분야에 숙련되다 보니 일을 더 빨리 처리하지만 남는 여유는 온통 꿍꿍이로 채운다. 돈을 더 벌거나 인생을 더 즐기고 싶은 궁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출퇴근의 반복 속에 야근을 곁들이면 일상탈출의 꾀가 시작되고 폼 나는 인생을 위해 '창업이나 해볼까'병에 걸리게 되는 거이다. -26쪽

창업은 나이 먹기 전에 저질러야 한다. 현실감 없이 나이 든 후에 한다면 로망은 변질되어 노망이 된다. 로망을 로망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카페를 인수해야 한다. 바로 지금! -39쪽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 무릇 춤 잘 추는 가수라고 하면 노래는 기본 춤까지 잘 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것은 장점이 아닌 기본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가수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튀어야 살아남는 세상에 기본을 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가수가 노래를 잘해야 하듯 카페는 당연히 커피 맛이 좋아야 한다. 카페의 컨셉도, 인테리어도 모두 커피 맛이 좋고 난 이후에 신경 써야 할 문제다. 키키봉이 커피 맛에 대해 알지는 못해도 홍대의 카페들이 모두 커피 맛이 좋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세상에 기본을 지키는 것은 어쩌면 또 하나의 경쟁력일지도 모른다. -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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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1-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본을 지키지 않는 세상에 기본을 지키는 것은 어쩌면 또 하나의 경쟁력일지도 모른다-저도 밑줄 긋고 싶은 말이네요.^^

이매지 2009-01-12 11:42   좋아요 0 | URL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