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 쇼프로나 개그프로는 왠지 코드가 잘 맞지 않아서 보지 않는 편인데 아라시의 레귤러 프로만을 챙겨보는지라 타무라 히로시가 낯설지 않았다. 아라시의 숙제군의 게스트로 나왔을 당시에도 이미 책이 일본 내에서는 꽤 많이 팔리고 있어서 방송에서도 잠시 언급을 했던 기억이 났는데, 국내에까지 번역되어 나올 줄이야! (사실 일본 개그맨의 자서전이라는 건 소위 먹히는 소재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어쨌거나 홈리스 중학생이라는 다소 만화같은 이야기가 실제로는 어땠을까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됐다. 

  여름 방학의 들 뜬 기분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 중학생 타무라는 집 앞에 자신의 집 가구들이 압류딱지가 붙은 채 나와있는 것을 보게 된다. 뒤이어 학교에서 돌아온 형과 누나. 일단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면 뭔가 방법이 있겠거니 생각한 것도 잠시. 기껏 돌아온 아버지는 "보시는 바와 같이 무척 유감스럽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살아주세요. 해산!"이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진다. 형과 누나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타무라는 친구집에서 자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공원 근처에 있는 응가 모양의 미끄럼틀 안에서 홈리스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먹을 것이 없어 심지어 박스까지 뜯어먹는 홈리스 생활을 하면서도, 주위의 도움으로 형과 누나와 셋이 모여 살며 밥 한 그릇을 2시간동안 천천히 먹으며 허기를 달랠 정도의 가난을 경험하면서도 타무라는 비뚤어지지 않고 성장한다. 물론, 어서 엄마 곁으로 가고 싶다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굶주림에 빵을 훔치려는 생각도 하지만 타무라는 그 때마다 엄마를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간다. 자신을 매정하게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품을만도 하건만 타무라는 이제는 아버지가 돌아와 효도를 받으셔야한다고 말할 정도로 올곧게 자란다.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고, 동생인 타무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형과 누나가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런 가난 속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내고 가난할지언정 웃음을 잃지 않았던 타무라 家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했다. 따뜻한 목욕물 하나에도 감동할 줄 아는 타무라의 모습을 보며 결국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는 것이 부유하게 사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홈리스 중학생>. 단순히 일본 개그맨의 자서전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에 힘이 될 수 있을 책이 아닐까 싶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을 듯.


덧) 영화 속의 응가 미끄럼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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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4-0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 16일 중학교 토론도서라 구입하면서 땡스투.^^

이매지 2009-04-05 08:55   좋아요 0 | URL
중학교 토론도서로 이런 책을 쓰는군요 :)
아이들이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순오기 2009-04-05 09:01   좋아요 0 | URL
헉~ 이 책 회원이 주문한 거랑 두 권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아직 주문을 안했다. 으허헝~~ 내가 못살아요 못살아!ㅜㅜ
아이들과 같이 읽을 책으로 엄마들이 선택했어요.^^

이매지 2009-04-05 09: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지금이라도 결제를 ㅎㅎ
엄마들이 선택했다니 눈썰미 있으신 분들인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