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9 - 국수 완전 정복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면요리를 무척(!) 좋아하는 엄마때문에 어려서부터 면식을 일삼아서 요즘도 면류를 퍽 좋아하는 편이다. 마침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바람까지 부는 날 <식객 19- 국수 완전 정복>을 읽으며 얼마나 따뜻한 칼국수가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집에 돌아와보니 이미 가족들은 저녁 식사 끝.이라 아쉽게도 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바지락 칼국수를 비롯해서 잔치국수, 올챙이 국수, 막국수, 자장면까지 '국수 완전 정복'이라는 이름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많이 접할 수 있는 국수들이 등장해 정말 꼴깍꼴깍 침을 삼켜가며 읽었다. 특히 막국수 편에서는 초반에 쓰나미같이 막국수 맛집들이 나열되는데 정말 한 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혼신할뻔했다. 

  단순히 군침만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지락 칼국수에서는 산악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료 산악인을 추모해 잠시 코 끝이 찡하게 만들기도 하고, 올챙이 국수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옥수수로 국수를 만들어먹었던 평민들의 사연이 담겨 있기에 맛은 없지만 옛 시절을 떠올리며 먹는 것이라는(추억의 맛이랄까) 이야기를 들으며 음식이 풍요로운 시대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꼈다. 또, 자장면 3대에서는 대한민국에서 화교로 살아가는 이들의 비애를 느낄 수도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된 내용은 성찬과 봉주의 대결이라 할 수 있는데 지난 18권에서는 이들의 대결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오랜만에 성찬과 봉주가 막국수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니 흥미진진했다. 메밀의 함량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막국수를 보자니 음식 하나에도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고, 기술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새삼 놀라웠다. 

  국수를 좋아하는 내게는 고문과 같은 책이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차라도 사게 되면 막국수 기행을 떠나고 싶어지기도 하고, 지하철 타고 인천 차이나 타운에 가서 맛있는 자장면 한 그릇도 먹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