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기욤 뮈소라는 낯선 이름에 왠지 거부감을 느껴서 미루고 미뤘던 작품. 도서관에서 장장 1달을 기다려 받은 책이라 나는 빨리 읽고 반납해줘야지라고 생각하고 다소 불순한 의도(?)로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책을 잡으니 도무지 중간에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다. 
 
  브로드웨이에서 배우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온 줄리에트.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그녀는 그저 까페 종업원을 하며 하루하루에 쫓기며 살아간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다시 프랑스에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떠나기 전 날, 브로드웨이에 룸메이트의 옷을 입고 공연을 보러 갔다가 샘을 만나게 되고, 운명과 같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뉴욕을 떠나야하는 줄리에트와 자신이 유부남이라고 말해버린(사실 1년 전 아내가 자살했다.) 샘과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비행기에 올라탄 줄리에트는 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비행기에 내린다. 하지만 그 비행기가 얼마 뒤 화재로 추락하고, 줄리에트는 졸지에 테러범으로 몰린다. 그리고 샘에게 찾아온 10년 전 죽은 경찰 그레이스는 줄리에트가 원래는 죽을 운명이었다며 그녀를 데리고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샘은 줄리에트를 구하기 위해 일생 일대의 모험을 시작하는데...

  책소개에도 쓰여있듯이 이 책은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이야기의 구성도 그렇지만, 캐릭터들의 특색도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처럼 보였다랄까. 알게 된 지 며칠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다. 새로운 삶을 위해 기존의 환경에서 탈출한 이들이 서로 운명적으로 끌리는 장면이라던지, 사랑을 시작하며 상대방에 대한 설레임과 불안을 느끼는 장면 등이 인상 깊었다. 책 속에서 "구해줘!"라고 직접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자신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게되고, 술이나 마약에 탐닉하며 타인에게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장인물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닮은 부분이 많아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애정 소설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추리, 스릴러, 액션 등 온갖 장르가 섞여 있어서 다양한 독자에게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닌 짬뽕같은 소설이 될 수도 있었지만 기욤 뮈소는 다양한 장르 속에서 균형을 잘 잡아 <구해줘>를 완성한 것 같다. 400페이지가 넘는 다소 부담스러운 분량이지만 일단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작품. 조만간 헐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로 만나는 <구해줘>는 어떤 느낌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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