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기타가와의 짧은 선언이 있었다.
"태초에 금괴가 있었느니라. 금괴는 우리와 함께 하리라. 우리의 결속은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않고, 오르지 금괴로부터 생겨난 것이니라. 다만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우리가 가지고 나오는 금괴는 5백 킬로그램. 약 10억 엔어치. 한 사람 당 2억 엔씩이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는다. 이상."
요한복음의 앞부분을 흉내 낸 말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선언이었으나 기타가와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했다. 다들 주먹을 불끈 쥐었다.
-107쪽
각 항목마다 더 세밀하게 검토해야할 문제들이 있었다. 앞으로 한동안은 그런 문제들을 하나씩 정리해가야 한다. 계획이란 착수하기 전에는 늘 기나긴 과정이라 생각되지만 마치고 나면 그런 생각은 금세 잊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고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다. 각자 나름의 문제는 있지만 일단은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 느낌이 드는 첫걸음이었다. 누구나 제멋대로 꿈을 꾸고, 마음껏 상상할 여유가 있는, 아직은 그런 시기였다. -119~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