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일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리즈로 꼽을만한 작품.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얼개는 요코미조 세이지의 <팔묘촌>(김전일이 맨날 이름을 거는 할아버지가 등장하는)과 비슷해서 <팔묘촌>을 읽었다면 다소 재미는 반감될 듯. 뭐 그래도 무구촌 살인사건 나름의 맛은 있으니 비교해서 읽는 것도 재미있을듯. 한 때 연정을 품었던 시노가 협박장을 받았다고 켄모치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켄모치는 이에 김전일과 미유키를 데리고 쿠치나시촌으로 향한다. 축제가 끝나는 날까지 타츠미가 차기 당주의 목을 가지러 오겠다는 참수 무사로부터의 협박장. 시노가 후처로 들어오며 데리고 온 세이마루가 양자로 받아들여지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세이마루가 당주로 뽑힌 상황이라 모두 본처의 자식인 류노스케가 이런 짓을 꾸몄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김전일에게 참수무사의 정체를 가르쳐준다고 이카누마가 전화가 해 그에게 이야기를 들으러 떠난 김전일. 하지만 이카누마는 목이 없어진 채로 발견된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밀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전에 미유키가 참수 무사에게 납치당하고, 김전일도 납치당한다. 하지만 좀체 참수 무사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 마을 사람들. 과연 참수 무사의 정체는 무엇이고, 살인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출생의 비밀, 숨겨진 과거, 비뚤어진 모정 등 극적인 요소가 다소 내포되어 있어 다른 김전일 시리즈보다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은 지 꽤 됐는데도 처음 읽었을 때의 강렬함을 다시 맛볼 수 있었다. 비극적인 결말이라 뭔가 뒷맛이 좋지 않았지만, 한 편으로는 비극적인 결말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던 작품. 덧) 드라마 판에서는 김전일은 온천에 낚여서 무구촌으로 떠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