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이 발매되고 중간에 싱글 앨범이 한 장 나오긴 했었지만, 그래도 꽤 오랫만에 김진표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됐다. 예정대로라면 작년 가을쯤에 발매됐었을텐데 재작업에 들어가서 봄으로 미뤄졌다가 여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야 만나게 됐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탓인지 기대감도 잔뜩 커졌는데 4집과는 색깔이 다르면서도 김진표만의 색깔을 살린 앨범인 것 같아 대만족! 타이틀곡인 '그림자 놀이'는 요새같이 우중충한 날씨에 걸맞은 노래인 듯. 왠지 골방에서 혼자 빗소리를 들으면서 외로움을 곱씹는 느낌이랄까. 우울의 나락에 빠져들고 싶을 때 이 노래를 무한반복으로 듣는다면 우울의 늪에 빠지지 않을까 싶은 곡. JP노래사상 최고의 건전가요라 불릴만한 '역전만루홈런'은 진호의 깨끗한 보이스때문에 더 가사가 사는 느낌. 무슨 공익광고에 써도 손색이 없을 듯한 희망을 잔뜩 안겨주는 곡. 박정현과의 피쳐링이라는 점때문에 기대했던(예전에 피쳐링했던 '시간이 필요해'도 꽤 좋아했기에-) 두근두근도 역시 왠지 설레는 느낌이라 좋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댓글 여론(?)에 대해 비판을 하는 '지읒오 지읒에 쌍기역 아'(그러니짜 좆까.)도 반복되는 후렴구가 계속 귀를 울리고, 간주 부분에 들어가는 '초딩 즐, 민지예염, 공감하면 베플 추천' 뭐 이런 목소리들이 들리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던 곡. '폼나는 대로'도 꽤 신나게 들을 수 있는 곡이고, 아주 그냥 시작부터 염장을 질러대는 '붕가붕가'도 좋고. 판소리와 접목을 시도한 '업고놀자'(그러니까 춘향가에서 '이리 오너라 업고놀자~'이 부분이 들어가있다.)도 국악과 랩의 제법 괜찮은 조화라 마음에 들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가사에 본인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 어렸을 때 말을 더듬었던 소년이 이제는 랩을 한다는 얘기(역전만루홈런), 아예 아내인 윤주련과의 닭살을 한껏 과시(?)하는 도입부가 등장하지 않나(붕가붕가) 이야기꾼이라고 자칭하는 그의 노래를 통해 좀 더 교감할 수 있게 된 느낌이 들어서 팬의 입장에서는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모두 도맡아서했기때문인지 어느때보다 김진표의 색깔이 잔뜩 들어간 앨범인 듯. 오랫동안 기다렸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던 앨범. 팍팍한 현실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