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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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문에서 나온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 '이왕이면 출간순서대로 나왔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점이다. 순서상으로 볼 때는 마지막 작품인 이 작품이 전집 61번에 위치해있는 탓에 벌써 마지막 작품을 읽는 아쉬움(?)을 느끼며 읽었다. 자신이 죽은 뒤에 발표하기로 한 작품이니만큼 당시로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팬들에게는 하나의 선물로 다가갔을 것 같은 작품. <커튼>에서는 포와로의 마지막을 볼 수 있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미스 마플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한 편으로는 아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시원섭섭했다. 

  뉴질랜드에서 쭉 살다가 결혼과 함께 영국에 온 그웬다. 몇 주 도착할 남편을 대신해 함께 살만한 집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마음에 꼭 드는 집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자신만의 신혼집을 꾸미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행복도 잠시. 처음 와 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벽지나 숨겨진 문 등을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심지어는 계단에서 죽은 여자의 모습과 이름을 기억해내기에 이른다. 죽은 사람이 자신의 새어머니임을 알게 된 그웬다는 남편과 함께 18년 전 사라진 새어머니 헬렌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에 우연히 알게 된 미스 마플도 가세하게 되고, 조용히 잠자고 있던 살인사건을 이들은 깨우기 시작하는데...

  흔히 미스 마플이나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그들의 활약상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한 심리일텐데,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미스 마플의 활약상을 찾기는 힘들다. 위험에 처한 주인공을 가까스로 구해준다는 점과 범인의 정체를 간파하고 마무리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미스 마플의 역량을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탐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설프고, 인간을 쉽게 믿어버리는 그웬다와 그의 남편 가일스의 추적이 대부분이다. 뛰어난 추리력이 없기 때문에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 작품이니만큼 뭔가 큰 거 하나 터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범인의 존재를 찝어내는 과정보다는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 위험한 사건을 파헤치는 그웬다와 가일스의 무모함, 그리고 평범한 이들이 펼치는 탐정놀이(?)에 초점을 맞춘다면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범인의 존재자체는 너무 쉽게 드러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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