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 (마침내) 무슨 일이죠? 길을 잃었나요? 블랑시 : (약간 신경질적으로) 사람들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가다가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타서 여섯 블록이 지난 다음, 극락이라는 곳에서 내리라고 하더군요. 유니스 : 여기가 거기예요. 블랑시 : 극락이라고요? 유니스 : 여기가 바로 극락이에요. -12쪽
블랑시 : 아, 네. 젊었을 때는 인기가 대단했어요. 하지만 지금 나를 좀 봐요! (스탠리를 바라보며 눈부시게 미소 짓는다.) 내가 한 때는 매력적이었다는 게 믿어져요? 스탠리 : 지금도 괜찮아 보여요. 블랑시 : 칭찬을 원했던 거예요, 스탠리. 스탠리 : 나는 그런 거 잘 못해요. 블랑시 : 그런 게 뭐죠? 스탠리 : 여자 외모를 두고 칭찬하는 거 말예요. 내가 만난 여자 중 말 안 해 줘도 자기가 잘났는지 못났는지 모르는 여자는 없었어요. 생긴 것보다 잘난 줄 아는 여자도 몇 있었지요. 전에 사귀었던 여자가 "나 섹시하죠, 나 섹시하죠!" 그러기에 말해 줬죠.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블랑시 : 그 여자가 뭐라고 하던가요? 스탠리 : 아무 말도 안합디다. 조개처럼 입을 꽉 다물더군요. 블랑시 : 그렇게 연애는 끝났나요? 스탠리 : 대화가 끝난 거죠. 그게 다예요. 어떤 남자들은 할리우드 육체파에 끌리지만 안 그런 남자도 있죠. -37~8쪽
블랑시 : (분무기를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좋아요. 다 털어놓을게요. 그게 내 방식이에요. (스탠리를 향한다.) 난 거짓말을 많이 해요. 여자의 매력이란 결국, 절반은 신기루 같은 거 아닌가요. 하지만 사안이 중대할 때 나는 진실을 말해요. 그리고 이건 진실이에요. 살아오면서 내 동생이든 당신이든 그 누구도 속인 적이 없다는 거죠. -39~40쪽
블랑시 : 그 작자는 짐승처럼 행동하고, 짐승 같은 습성을 가졌어! 짐승같이 먹고, 짐승처럼 움직이고, 짐승처럼 말한다니까! 아직 인간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뭔가, 인간 이하의 뭔가가 있다니까! 그래, 인류학 책에서 본 적이 있는 그림같이, 뭔가 유인원 같은 면이 있어! 수천, 수만 년의 세월이 그를 비껴가 버렸어. 그리고 여기 석기시대에서 살아남은 스탠리 코왈스키가 있는 거야! 정글에서 사냥감을 잡아 생고기째로 집에 들고 오지! 그리고, 그리고 너는, 너는 여기서,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고! 그 인간은 너를 때리기도 하고 웅얼웅얼대기도 하고, 키스를 하기도 하겠지! 그때도 키스라는 게 있었다면 말이야! 밤이 되면 다른 유인월들이 모여들겠지! 저기 동굴 앞에서, 그 인간처럼 꿀꿀대고 꿀꺽꿀꺽 마시고 씹고 어슬렁거리겠지! 네가 포커 파티라고 하는 거! 그건 유인원들의 잔치야! 하나가 으르렁대면, 다른 하나는 뭔가를 낚아채고, 싸움이 시작되는 거지. 맙소사! 우리가 하느님의 형상과는 멀리 떨어져 있겠지만, 스텔라, 내 동생아, 그때 이후로 약간의 진보란 게 있었단다! 예술 같은 것들, 시나 음악 같은, 그런 새로운 광채가 그 이후로 이 세상에~-74~5쪽
들어왔거든! 어떤 사람들 안에서는 부드러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그걸 우리는 키워야 해! 그리고 매달려서 우리의 깃발로 삼고 지켜야 해!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향한 이 어두운 행진에서.... 짐승들과 함께 뒤처져선 안 돼!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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