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게 남은 시간이 고작 몇 일뿐이라면 난 과연 무엇을 해야할까? 조용히 병원에 누워 죽을 시간을 기다릴 수도, 남은 시간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은 마음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 나오는 두 남자는 바다를 보기 위해서 떠나게 된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같은 병실을 쓰게 된 두 남자. 둘은 겉으로 보기엔 너무도 다르게 보이지만 우연히 마음에 통해 함께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바다로의 여행은 순탄치만은 않다. 병원 주차장에서 차를 훔쳐 달아나지만 하필 그 차는 갱들의 차. 게다가 차 속에는 100만불도 들어있었다. 이를 모르고 은행털이를 한 두 사람은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고, 이것도 부족해 갱들의 추적까지 받게 된다. 생애 마지막 여행을 다이나믹하게 하는 두 사람. 그들은 과연 그들이 원했던 바다를 볼 수 있을까?
주인공들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들이니만큼 이 영화의 결말은 슬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은 곧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현실을 즐기고 있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있기때문인지 세상에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어지니 그만큼 더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 어느때보다 인생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죽음을 소재로 했지만 영화는 결코 무겁지 않게 가볍게 그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벼움이 되려 주인공들의 심정을 전해주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애써 밝은 척 행동하려는 모습같이 느껴졌다랄까. 그래서인지 아예 대놓고 눈물을 짜내는 영화보다 더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적 구성도 좋았지만 그보다 영상미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흑백의 처리나 화면의 구성들이 한 폭의 작품사진같아서 그 장면만 따로 기억 속에 박혀버린 것 같은 느낌. 감동과 재미, 영상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던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