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무인도에 떨어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로스트>의 주인공들은 그래도 30명이 넘는 생존자들과 함께 섬에서의 삶을 시작하지만 <캐스트 어웨이>의 척은 홀로 바위섬에서 살아가게 된다. <로스트>에서 그들이 그러했듯이 척도 점점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데에는 적응하지만 그는 '외로움'때문에 <로스트>의 사람들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섬생활을 한다. (뭐 로스트에서는 others때문에 섬생활이 순탄하지는 않다만. 어쨌거나.) 그에게 유일한 친구가 된 것 '윌슨'이라는 배구공뿐. 그는 결국 섬을 탈출해 구조되는 데 성공하지만 그에겐 또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는다.

사실 우리의 인생은 한치앞도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재미삼아 해본 로또가 당첨되서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길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이 영화 속에 주인공처럼 무인도에 떨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우연' 혹은 '운'이라는 이면에는 '불행'도 함께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사건'. 그런 사건을 통해 사람들은 조금씩 성장해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낸다. 이 영화 속에서는 바쁘게만 살아갔던 척도 무인도 생활을 통해 하나의 힘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가 문명과 떨어져지낸 4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않기에 그는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무인도 생활은 그에게 하나의 힘이 되어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잔잔함과 절망, 그리고 희망 등에 대해서 잘 보여준 영화.

영화를 찍으면서 무려 20Kg이나 감량한 톰 행크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물론 놀라웠지만 그보다는 '절망'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동거동락해오며 지냈던 윌슨과의 이별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뭉클함마저 전해졌던. (윌슨이 떠남으로 그는 정말 '혼자'가 되버린 것이니까) 이미 <포레스트 검프>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톰 행크스의 모습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PPL이 좀 심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었다.(아, 이 영화에서는 페덱스는 아예 대놓고 광고를 하니까 PPL이라고 할 수도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