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사쿠라>때 보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알고보니 최근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배우라 할 수 있는 나가사와 마사미. 인도 갠지스 강에서 버터플라이를 한다는 다소 독특한 소재와 각본가 쿠도칸이라는 여러가지 요소, 그리고 무엇보다 달랑 2편으로 된 단편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보게 된 드라마였다. (사실 이전부터 쿠도칸이 이 드라마를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 땐 단편인 줄 몰랐다)
별 생각없이 남들 하는대로 대학에 가고, 남들 하는대로 학교 생활을 하다가 어느새 졸업을 코 앞에 둔 타카노 테루코. 남들 하는대로 취직을 하려하나 달리 내세울 특기도 취미도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면접장에서 "갠지스강에서 버터플라이를 하고 싶습니다. 아니 했습니다!"라고 말해버리고 인생의 벌칙게임처럼 진짜 인도로 떠난다. 낯선 인도 땅에 도착해서 숙소에서 벌레가 나온다고 엉엉 울면서 일본으로 전화를 하기도 하고, 일본인 여행객을 전문으로 노리는 사기꾼에게 가방을 뺏기기도 하고, 우연히 만난 인도인 가족의 집에서 생활하며 카스트 제도를 몸으로 느끼기도 하는 테루코. 그 과정에서 점점 진짜 자신과 대면하며 자신감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테루코가 인도에서 '어디에 있어도 나는 나. 결국 과거의 내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고 지금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을 만드는 것', '나는 평생 나로 살아야 하니까 그냥 나여도 되는구나'하고 깨닫게 되는 모습은 대학을 졸업하고 방황(?)하고 내게 어떤 위안을 주는 것 같았다.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남들보다 조금 뒤처진다고 해서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나는 나 나름대로의 템포대로 살아가면 된다고, 이 드라마가 그렇게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드라마의 거의 대부분이 인도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나도 함께 인도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인도는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한 곳인데 차마 갈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못 가고 있던 곳.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 한 번 용기내서 가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가사와 마사미의 망가짐도 서슴지 않는 자세가 있었기에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드라마. 곳곳에 코믹한 요소가 물씬 묻어있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역시 쿠도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원작자는 따로 있고 쿠도칸이 각본을 쓴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