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처음 만난 시마다 소지의 최신(?)작. <점성술 살인사건>과 시간차가 꽤 많이 나는 작품이기때문에 그동안에 변한 미타라이 기요시의 모습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던 책이었다. 물론, 사건 자체가 주는 기괴한 느낌도 나름대로 괜찮았던 책.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인물은 측두엽 간질을 앓는 로드니 라힘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병원에 있던 그는 치료를 하던 중 부작용(?)으로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캐논이라는 장소만 다루고 있었고, 수소문 끝에 찾게 된 캐논(티모시)과 그림은 일치했기에 그는 '기억의 화가'라 불리게 된다. 한편, 티모시에서는 알콜중독자인 버니 맥팔레인이 화자로 등장한다. 원래는 시인이니지만 맨날 술을 마시며 사는 그지만 티모시에 연쇄 토막 살인 사건이 일어나며 그는 어느새 사건에 참여하게 된다. 토막난 시체가 여기 불쑥 저기 불쑥 나타나는 사태,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 조용한 마을은 왈칵 뒤집히고, 결국 야훼가 범인이라는 설까지 흘러나오게 되는데...

  <점성술 살인사건>과 약 20여 년의 간격이 존재하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점성술 살인사건>과 닮았다. 토막난 시체, 그리고 중간에 삽입된 수기,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점성술 살인사건>이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기괴하고, 마치 괴담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에 진실이 밝혀질 때도 왠지 허무해졌다. 애초에 점성술사로 등장했던 미타라이 기요시가 생뚱맞게 이제는 뇌과학 교수가 되어있으니 도무지 같은 탐정이라고 생각도 안됐던 것(책 마지막에 붙어있던 미타라시 기요시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뇌과학자로 끝나는 것도 아니었지만)도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인 듯. 중반에 시체 토막이 마을 여기 저기서 발견되며 풍기는 공포심은 서서히 가슴을 조여왔지만 그 공포가 결말부에서 너무 맥없이 풀린 것 같아 아쉬웠다. 성서와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기존에 종교적인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것 같았던 책. 두꺼운 분량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 자체의 재미보다는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키타라이 기요시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을 안겨줬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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