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스릴러물에서 딱 한 명의 감독만을 추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프레드 히치콕을 추천할 것이다. 그의 영화에 대한 오마쥬는 셀 수 없고, 심리학적인 분석도 이미 낯설지 않다. 그렇게 간접적으로는 여러번 만나봤지만 그의 영화를 본 적은 없었기에 이 참에 한 번 볼까하는 마음으로 고르게 된 작품. 보고 난 뒤 '바로 이거다!'라고 느꼈고, 그의 다른 작품인 <새>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다이얼 M을 돌려라>등의 작품도 조만간에 볼 생각.  

  부동산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 마리온. 애인과 결혼을 하고 싶지만 애인은 자신이 빚을 다 갚을 때까지만 참아달라고 말한다. 이러던 차에 부동산 계약으로 들어온 4만불을 입금하라는 상사의 말을 듣고 그 길로 공금을 횡령해 바로 애인이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애인에게 도착하기 전에 그녀는 비때문에 외딴 모텔에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살해당한다. 한편, 동생을 찾기 위해 언니는 사립 탐정을 고용하고 추적을 시작하는데...

  흑백 영화였기에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나 긴장을 더해주는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싸이코로 분한 배우의 소름끼치는 마지막 장면때문에 더 인상적으로 남은 영화인 듯 싶다. 요즘 영화 가운데에는 스릴러물이 어느새 호러물로 둔갑해 그저 난도질하는 것들도 있지만 그런 영화는 보는 이에게 그 순간 섬뜩함을 남겨줄지는 몰라도 몇 번이고 떠오르는 공포는 심어주지 못한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샤워신을 보면서 이제 낯선 장소에서는 샤워를 못 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단순히 주인공이 처하는 상황 자체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관객이 어느새 주인공과 같은 심리상태가 되서 공포스러운 것 같은 느낌이랄까. 40년도 더 지난 영화지만 고전이 왜 고전이라 불리는지, 왜 히치콕의 이름은 영화사에 남은 것인지 알 수 있었던 영화였다. 겉만 그럴싸한 최신 스릴러물보다 백 배 나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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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0-2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저도 동감입니다. 요즘은 스릴러가 아니라 호러라고 해야할 영화들만 양산하지요?
님이 말한 히치콕의 영화 4편 모두 봤지요~ EBS에서 일요일 낮에 좋은 영화 많이 하는데, 요즘엔 뭐가 바쁜지 통 못 봤어요. 오늘은 꼭 기억해서 봐야겠어요!!

이매지 2007-10-28 18:05   좋아요 0 | URL
정말 요새 영화는 잔인하면 다 무서운 줄 안다니까요 -_-
EBS에서 좋은 영화 많이 해주는데 전 아직 한 번도 못 본;;
손바닥 극장에 빠져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