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를 만난 것이 어언 5편. 이번 편에서는 이번 편에 딱 한 번 출연하는 조지 라젠티라는 배우가 제임스 본드로 (나름대로) 열연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숀 코네리의 포스에는 미처 못 미치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족적을 남기는 제임스 본드로 자리하게 된다.

007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본드의 여성편력이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영화 속에서도 본드는 대개 2~3명의 여자에게 작업을 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본드는 모처럼만에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난다. 앞서 언급한 독특한 족적은 바로 제임스 본드의 결혼이다. 물론, 이전 시리즈에서도 본드는 일본에서 결혼을 한 적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위장결혼일 뿐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결혼이라 할 수 있다. 바로 그 상대는 유럽 최고의 범죄조직인 드라크의 딸인 트레이시. 본드가 범죄 조직의 두목의 사위가 된다니 뭔가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어쨌거나 본드는 '정말로' 트레이시와 사랑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 사랑은 아름답게 끝나지는 못하지만...

이번 영화의 배경은 스위스이다. 언제나 배경을 잘 이용하는 액션때문에 본드는 이번 영화에서는 스키와 봅슬레이까지 선보인다. (대체 못 하는 운동은 뭔지) 알레르기 연구소에 몰래 가문학자로 위장하여 들어가서 세균전을 저지하는 본드의 활약은 물론 볼만하지만, 역시 제임스 본드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탓에 영화의 재미는 반감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시리즈에 비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 어쨌거나, 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죠지 레전비가 연기한 본드에 부족함을 느꼈기에 그가 이 영화 한 편만 찍고 끝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편에는 모처럼 숀 코네리가 다시 등장하니 다시 한 번 즐겨볼까나.

덧) 이 영화의 백미는 역시 스키 추격씬이 아닐까 싶다. 뭐 액션씬은 그거말고 달리 생각나는 것도 없고.
2007년 1월 17일에 본 영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