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가 이 드라마를 보고 독특한 수사물이라고 하기에 관심이 가서 보게 된 드라마. <고쿠센>, <트릭>에서 다소 엉뚱한 캐릭터로 등장하던 나카마 유키에가 이 드라마에서는 꽤 진지하게 나와서 살짝 적응이 안 됐고, 초반에는 지루해서 도중에 그만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는데 뒤로 갈수록 의외로 괜찮아졌던 드라마였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서 볼만한 건 오다기리 죠의 연기!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함께 어두운 캐릭터를 잘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 몽환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밝은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다소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아, 그리고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알았는데 이 드라마의 원작자는 요코야마 히데오라고.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읽은 <종신 검시관>과 비슷한 느낌도 풍긴 듯.
한 때는 감식과에서 몽타주를 그렸던 히라노 미즈호. 단순히 범인의 몽타주를 그리는 재주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얼굴을 통해 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몽타주를 잘못 그려 수사에 혼선을 일으켜 현재는 현경 홍보과로 좌천된 상태. 그 와중에 틈틈히 치한들의 몽타주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수사 1과의 니시지마 코우스케는 범인들을 대할 때면 난폭적으로 변해 범인을 죽지 않을 정도로 패곤한다.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을 직접 봤던 기억이 자꾸만 그를 괴롭힌다. 그러던 중 미즈호와 얽히면서 자신의 얼굴을 찾기 위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하는데...
고아원에서 자라 자신의 부모에 대해 기억이 없는 미즈호와 어머니의 죽음을 직접 본 니시지마는 닮은 점이 많다. 겉으로 볼 때 미즈호는 밝고 능동적이지만 사실은 그녀는 자신의 진짜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런 그녀가 부모님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얼굴과 마주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니시지마도 그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한 사람의 얼굴에는 단순히 미추의 영역을 떠나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난다. 얼굴에 그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다는 것도 마냥 틀린 말은 아닐 것. 이 드라마를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수사물이긴 하지만 수사물 특유의 긴장감도 별로 없었고, 사실 스토리도 좀 빈약했고, 게다가 두 주인공의 러브 라인도 약해서 좀 어정쩡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경찰 내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한 모습에 대해 그리고 있다는 점이 좀 괜찮았던 것 같다. 나카마 유키에, 오다기리 죠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두 배우의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라마일 듯 싶다. (보고 나서도 역시 나카마 유키에는 만화같은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덧) 오다기리 죠의 저 머리는 3시간짜리라는데.. 과연? ㅎㅎㅎ
덧2) 요코야마 히데오의 원작 소설이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