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내가 본 작품들은 거의 최근 작품들 뿐이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을 보면서 작품 자체의 재미도 있었지만 감독의 이후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단순한 스토리에 뭔가 촌스러운 느낌도 들었지만 환경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위기에 처한 바람 계곡을 구해내는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거대 산업 문명이 붕괴한 뒤, 황폐해진 대지와 썩은 바다로 뒤덮인 지구. 여기에 유독한 독기를 뿜어내는 부해까지 날로 확장되어 간다. 부해가 되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살아가기 힘든  상황. 그런 상황에서 아직 바람 계곡은 그나마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르메키아의 대형 비행선이 바람 계곡에 추락하게 되고 그 비행선에서 거신병의 알이 발견된다. (거신병은 불로 7일간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태워버렸다고 함) 얼마 지나지 않아 거신병의 알을 찾기 위해 토르메키아 함대가 오고 바람 계곡은 그들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거신병을 깨워 무기로 쓰려고 하는 토르메키아 군을 막기 위해 페지테국에서 오무 무리를 바람 계곡으로 보내게 되고, 나우시카는 오무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데...

  간단한 스토리지만 이야기는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저지른 실수때문에 점차 독에 잠식되어가는 지구. 그런 지구를 살려보겠다고 인간은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환경을 더 파괴하고 회복하지 못할 상태로 끌고 가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환경 회복은 이용될 뿐 실질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 한 걸음씩 멸망의 길로 가고 있을 뿐. 자연과의 공존과 정복, 그 선택은 인간의 몫이지만 책임또한 인간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우시카는 부해가 스스로 자연을 정화하기 위해 생겨난 것임을 알게 된다. 인간이 아닌 자연 스스로가 세상을 정화시키고 있었다. 자연을 마음으로 대하는 나우시카. 그녀의 진심이 분노에 찬 오무도, 차츰 부해에 잠식되가는 대지에 살고 있는 인간도 포용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약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지만 현대 사회에 주는 교훈은 여전한 것 같다. <원령공주>랑 비슷한 느낌이라 <원령공주>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더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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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8-2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자키 애니의 첫번째로 감상을 했던 작품이고 아직까지 이 애니는 여전히 명작입니다.^^

이매지 2007-08-25 13:03   좋아요 0 | URL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이랑 라퓨타를 꼽으시더군요.
라퓨타도 봐야할텐데 그건 또 언제 볼라나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