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기 얼마 전에 <레이더스>를 보고,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다가 <레이더스>와 이 영화를 비교해놓은 걸 본 적이 있다. <레이더스>와 <007 옥토퍼시>의 비슷한 장면들을 따로 모아놓은 글이었는데 꽤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어갔다. 그 글을 보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나 또한 <레이더스>와 비슷한 부분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최근에 본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영화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적군의 기지에 잠입하려다가 발각된 제임스 본드. 함께 간 여성의 도움을 받아 작은 제트기를 타고 도망간다. 하지만 적은 열추적 미사일을 쏴서 본드를 추적한다. 여차저차해서 열추적 미사일을 적군의 기지를 파괴하는데 이용한 본드. 이제 맘 편히 도망갈까했더니 연료가 떨어졌다. 가까운 주유소에 간 본드의 한마디, "가득 채워주세요". 초반에 이렇게 다소 센스있게 시작하지만 본 내용에 들어가서는 삐에로 분장을 한 사람이 쫓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009. 그의 손에는 화벨쥬 에그라는 러시아 시대에 만들어진 보물의 위조품이 있었다. 이에 007은 009의 일을 이어받아 화벨쥬 에그에 얽힌 음모를 파헤친다. 

  기존의 영화에서 본드걸은 끽해야 2~3명 정도 등장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아예 떼거지로 등장한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옥토퍼시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한 여자들만의 섬이 있었던 것. 악어로 변장하고 이 곳에 잠입한 본드는 옥토퍼시로부터 그녀의 아버지(역시 영국의 정보원이던)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버지가 명예롭게 죽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는 옥토퍼시와 본드는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번 영화에서 볼거리라면 뭐니뭐니해도 펑크난 이용해 철로 레일 위를 달리며 열차를 추적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코끼리에게 쫓기는 장면이나, 그 와중에 호랑이를 만나는 장면 등도 재미있었고, 공중에서 벌어지는 격투씬도 흥미진진했다. 비밀 무기에 있어서도 다른 때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온 것 같고. 

  개봉 당시 숀 코네리가 주연한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보다 흥행이 잘됐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니 역시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뭐 여태까지 본 007 시리즈 중에서도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재미있었으니. 이제 다음 편이면 로저 무어의 007도 마지막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조금씩 현대적으로 변해가는 007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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