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품절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의미를, 꿈과 비밀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얻고 싶다면, 아무리 어둡더라도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연은 행복과 의미를 우리 앞에 대롱대롱 흔들어대며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다그친다. -9~10쪽

아버지라면 이 모든 게 헛된 짓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햄릿을 위해서라니. 그렇지만 언제나 세상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인간은 가장 현실적이지 못한 것을 가장 좋아하게 마련이다. 의학은 내게 현실을 상징했다. 의대에 가기 전에 내가 했던 일들은 현실과 거리가 멀었고, 모든 게 놀이였다. 그래서 아버지들은 죽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의 아들들에게 현실의 세상을 열어주기 위해서. -115쪽

정직한 사람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데도 명성도 못 얻지만, 부정직한 사람은 부와 명예를 얻으니, 이 얼마나 억울한 노릇인가. 그래서 부패가 치명적인 거라네. 좋은 사람의 의지를 꺽어놓거든. -142쪽

남자들은 야심이 있죠. 남자들의 시기심은 주로 거기서 나옵니다. 반면, 여자들의 시기심은 언제나 성애적이죠. 둘의 차이점을 백일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백일몽을 꾸죠. 하지만 남자들은 두 종류가 있어요. 성애적인 것과 야심적인 것. 여자들의 백일몽은 전적으로 성애적이죠.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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