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의 정신분석 정신분석과 미학총서 4
신구 가즈시게 지음, 김병준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라캉이 만년에 말한 '대상-a는 황금수이다'라는 테제에 따라 라캉의 사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구성한 것이다. 라캉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학문적인 부분에서)에 대해서 보여주는데 대개 학회와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 자신만의 학파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라캉은 단시간 면담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이용해 정신분석을 한다. 이는 그가 단순히 프로이트의 가르침을 전하는 자가 아니라 프로이트를 대신하는 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는 단시간 면담을 통해 분석시간을 마치는 것은 환자의 내면의 텍스트 속에 하나의 구두점을 찍는 것이고, 단시간 면담이라는 제한때문에 스피드를 올릴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책의 부제는 '대상-a는 황금수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 책의 모든 텍스트를 뚫는 개념은 대상-a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왜 대상-a가 황금수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도식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 도식은 이 책 속에서 몇 번이고 등장한다. 크게 어려운 도식은 아니기때문에 라캉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만 갖고 있는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대상-a는 내가 나 자신을 초월적인 시점에서 보게 될 때 필요한 지지대인데, 이것이 둘러싼 사람과 물건 속에 나타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초월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 나에 대한 타자의 비율로서의 대상-a는 나의 자기동일성의 지지대라 할 수 있다. 대상-a는 비율이 아닌 똥, 젖가슴, 목소리, 응시 등과 같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대상-a에 대한 라캉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라캉은 어렵다는 생각이.

  이 책을 통해서 대상-a에 대한 아웃라인과 전이, 거울단계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인 듯. 또, 인간의 자기 규정의 구조에 대해 읽어가면서 구조주의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되었다. (언제 기회가 닿으면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에 대해서도 읽어봄이 좋을 듯.) 나처럼 라캉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는 개론서로는 좀 어려운 듯 싶었던 책이었다. 곳곳에 나온 예문들은 쉽게 읽어갈 수 있었지만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데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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