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접하지 않았는데 왠지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들이 있다. 대개 제목을 너무 많이 들었을 때나 TV에서 영화의 명장면이랍시고 특정한 장면을 많이 보여줬을 경우다. 이 영화의 경우엔 내게 전자에 속하는 경우였다.
솔직히 케빈코스트너의 이미지는 <워터월드>때문에 별로였지만 이 영화만큼은 워낙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수업시간에 시청각자료로 잠시 접했을 때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골랐다. 하지만 4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은 정말 만만찮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띄엄띄엄 느긋한 맘으로 봤지만 오히려 그 점이 영화에 나오는 인디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영화는 아직 문명의 손길이 인디언에게 덜 뻗힌 남북전쟁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존 던바 중위는 우여곡절 끝에 자진해서 서부 국경지대로 자원하여 떠난다. 하지만 기껏 도착한 그 곳은 황무지와 같이 휑한 모습이었다. 아무도 없는 임지에서 후속 부대는 오지 않고, 던바는 하루하루 조용한 삶을 보낸다. 그리고 만난 늑대 한 마리와 수우족 인디언들. 던바는 처음엔 인디언들을 낯설고 두려워했지만 점점 더 그들과 가까이하면서 그들의 지혜를 배우게 되고, 존 던바가 아닌 '늑대와 춤을'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뻗어오는 문명의 손길.



  수업시간에 인디언에 대해서 배우면서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그들이 단지 백인과는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핍박받았다는 것이다. 던바가 그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처럼 인디언들은 비록 총과 같은 발달된 도구는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자연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힌 사람들이었다. 백인들은 그들을 도둑놈이니 뭐니하면서 나쁜 인종으로 취급했짐나 정작 그들은 백인들과 교류하기를 바랬다. 이 영화는 인디언들을 백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디언에 동화된 백인의 눈으로 바라보기때문에 더욱 더 백인들이 얼마나 잔인한 존재였는지, 자기만을 생각한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미국적 가치관, 혹은 강자의 가치관을 잠시 벗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사실 영화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백인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지!)



  가끔은 '왜 이 작품이 아카데미를 휩쓸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도 있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이다. 63회 아카데미 시상식(1991)에선 7개의 부문에서 골든 글로브,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도 수상을 한 이 영화는 그럴만한 영화였다. 다소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럽지만 일단 영화를 보면 수우족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존중받지 못한 그들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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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5-2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말고 케빈 코스트너가 나온 건 워터월드를 본 ㅎㅎ
그 영화에서는 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