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골의 꿈 - 상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6년 9월
구판절판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사회가 있고, 거기에는 당연한 것처럼 계층이 있다. 위에는 대장이 있고 부장이 있고, 훨씬 내려가서 졸병이 있다. 아이들의 경우- 아이들만 그런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그 대부분은 완력과 지력이 높은 순서, 말하자면 나이 순서다. 연소자는 왕왕 지위가 낮다. 그러나 계층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졸병 취급이다. 후루하타가 그랬다.
조직에서 일탈한 자는 어떤 사회에서나 따돌림을 받는다. 그것은 아무리 힘이 약해도, 조만간에는 권력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배제하거나 굴복시키는 것밖에 선택지는 없다. 그래서 후루하타는 걸핏하면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리 공격을 당해도 복종하지 않는 후루하타는 나름대로 위협이 되어 갔다. -139쪽

만일 문학이라면 해석은 있어도 해답은 없기 때문이다. 복수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분야에 진리는 없다고, 그 시절의 후루하타는 생각하고 있었다. -151쪽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은 더없이 선한 사람이라도, 그것이 많이 모이면 다른 주장이 생겨나는 법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전체의 의사란 이미 개인의 의지가 아니에요. 그걸 개인이 바꿀 수는 없는 것입니다. -473쪽

"사회는 바다 같은 겁니다, 료 씨."
"바다?"
"우리들은-그렇지, 이 컵 속의 물이에요. 바다는 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바다는 물 그 자체인 겁니다. 하지만, 그럼 물은 바다인가 하면, 그렇지 않아요. 이 컵으로 바닷물을 퍼내도 바다는 줄어들지 않지요. 왜냐하면 퍼낸 순간 컵 속의 바다는 단순한 물이 되어 버리니까요. 마찬가지로 이 컵으로 맹물을 떠서 바다에 흘려 넣는다해도, 바다의 짠 맛이 엷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개인과 사회의 관계도 그런 겁니다."-47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