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갔지만 여전히 지가 최곤지 아는 록스타 최곤. 폭행사건, 대마초사건 등으로 잠깐씩 언론의 주목을 받긴 하지만 그의 신세는 미사리에서 노래나 부르는 수준. 다시 큰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그에겐 처음부터 곁을 지켜준 매니저 민수가 있다. 늘 최곤을 최고로 받들어주는 민수.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 않고 그는 오직 최곤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최곤에게 영월 라디오 DJ 자리가 들어오게 되고, 가오가 안 선다고 가기 싫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방송을 시작한 최곤은 제멋대로 굴며 방송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런 독특함이 점차 주민들의 호응을 얻게 되고 그는 다시 한 번 재기를 꿈꾸는데...



  안성기와 박중훈. 두 배우의 찰떡 궁합이 이 영화 속에는 잘 그려지고 있다. 워낙 같이 나온 적이 많아서 그런지 영화 속의 이미지가 마치 실제 배우의 이미지처럼 느껴졌던 것도 영화의 플러스가 된 것 같다. (굿 캐스팅의 힘이랄까)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속에서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착한 영화를 만나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삶이 아무리 고되도 애써 무시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만을 기억하려는 최곤의 모습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점점 더 자신의 현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이런 태도의 변화는 방송에 임하는 태도와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무시했던 영월의 록밴드 이스트 리버에게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가벼운 농을 던지기도 한다. 항상 무시만 했던 매니저 민수가 떠나자 방송에서 돌아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는 분명 영월에서 시작한 라디오 DJ 생활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 빛을 밝히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도 빛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이리라.







  <왕의 남자>로 올 초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준익 감독. 이번에는 정 반대의 분위기로 찾아왔다. 사실 뻔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의외의 감동을 안겨줬던 작품이었다. 빡빡한 세상에서 이런 따뜻한 작품 하나 만난다는 것은 사람다운 냄새를 풍길 수 있게 도와주는 영양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던 영화.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의 입에서 진심이 우러난 이야기가 나왔기때문에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