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추천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었다. 그냥 그런 소재에 뻔한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원작 소설인 아사다 지로의 책을 읽고 별 기대없이 영화와 책을 비교해보자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친척을 찾아 한국에 들어왔지만 친척은 이미 캐나다로 이민을 가버렸고, 고향에 가봐야 마땅한 친척도 없어 결국 한국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삼류 양아치인 강재와 위장 결혼을 한 파이란. 원래같았으면 술집에서 일해야했지만 하필 면접을 보는 앞에서 피를 토해버려 결국 조용한 시골에서 세탁소 일을 간신히 구해 일을 시작한다. 몸은 점점 악화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부지런히 일을 하는 파이란. 그녀는 항상 자신과 결혼해준 강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한편, 강재는 삼류양아치답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어쩌다가 친구이자 형님의 살인사건에 얽매이게 되고 대신 죄를 뒤집어쓰는 조건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자금을 받기로 한다. 하지만 이 때 파이란의 장례식때문에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말을 통하지 않지만 강재와 파이란은 이 세상에서 어디 하나 기댈 곳 없이 홀로 살아간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비참하고 절망적인 현실. 하지만 그 속에서 강재는 강재 나름대로, 파이란은 파이란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파이란이 강재에게 사랑을 느낀 것은 낯선 땅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이었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자신의 남편이 되어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강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믿음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아니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를 사랑. 다소 작위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그냥그냥 멜로 영화로는 적당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책을 먼저 봐서 그런지 감동의 깊이도 덜했던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생각보다 비쥬얼이 좋아서 그나마 그걸 재미로 삼았던 영화. 너무 기대가 커서 그런가 실망도 컸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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