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각각의 장소에서 잇달아 살해당한 요원들.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제임스 본드가 파견된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위기에 처하는 제임스 본드. 하지만 그는 가까스로 위기를 면하고 자신을 습격한 사람을 쫓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사를 시작하면서 본드는 여러번 위기에 처하며 모험과 사랑을 시작하는데...

이번 편에서는 처음으로 로저 무어가 등장하고 있다. 이전에 이미 여러 편을 찍은 숀 코네리와 6편에만 나온 조지 라젠티에 이은 세번째 본드인 셈이다. 사실 워낙 숀 코네리를 좋아해서 로저 무어를 처음 접하는데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긴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또 의외로 역할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와는 약간은 다른 분위기의 제임스 본드였지만 그런대로 만족. 하지만 본드보다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본드걸로 나온 여자 점성술사였다. 기존에 나온 본드걸들도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었지만 좀 고만고만한 느낌이었다면 (<여왕 폐하 대작전>에 나온 본드걸을 제외) 이 영화 속의 본드걸로 나오는 여자는 꽤 인상깊게 다가왔다.

영화에서 악당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흑인이기때문인지 몰라도 영화 속에서는 부두교에 관련된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부두교 의식 장면을 보여주며 왠지 모를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타로카드점과 함께 이야기에 하나의 분위기를 잡아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이번 영화는 딱히 스토리가 재미있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는데 모터보트 추격씬만은 꽤 재미있었다. 또, 본드가 카드점을 치는 솔리테어를 넘어오게 하기 위해 쓰는 약간의 재치도 귀엽게 느껴졌다. 여기에 특색있는 조연들(손이 집게로 된 사나이, 모터보트로 도망가는 본드를 쫓으며 망가지는 보안관) 덕분에 나름대로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함이 남아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 다음 시리즈에서 로저 무어가 어떻게 나올런지에 대한 궁금증만 불어넣어줬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