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릴 때만 해도 우디 알렌의 영화는 왠지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나이가 좀 먹으니 우디 알렌 영화를 볼 때마다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우디 알렌의 영화를 좀 더 보고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새로 나온 영화가 있어서 보게 된 게 바로 이 영화 <스쿠프>이다. (우디 알렌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라하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와서 완전 기대했던.)



  휴가차 런던에 온 미국인 기자지망생인 산드라. 친구들에게 유명인과 인터뷰를 해오겠노라고 큰소리 뻥뻥쳤지만 그와 인터뷰는 결국 못 따내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데만 성공한다. 나름 좌절해있던 그녀는 친구와 마술을 보러 갔다가 무대에 올라가게 되고 그 곳에서 얼마 전에 죽은 기자인 조 스트롬벨의 영혼과 만나게 된다. 그는 산드라에게 일생 일대의 특종기사가 될 만한 정보를 전달해준다.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그가 알려준 사람(상류층 귀족인 피터)에게 접근해 진실을 찾기 시작하는데... 산드라는 이 와중에 피터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특종에 대한 욕심도 놓지 않은 채 위험한 연애를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나름 추리영화틱한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지 않게 산드라와 마술사인 시드니가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디 알렌이 직접 마술사로 출연하고 있는데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우디 알렌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우디 알렌은 왠지 말 많고 덤벙거리는 이미지였다) 범죄 스릴러와 로맨스, 그리고 코믹이 섞인 영화였지만 전혀 산만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시상식 때 본 이미지들이 강렬하게 남은 탓인가)와는 거리가 먼 수수하고 맹해보이는 이미지로 등장하는데(그나마 살이 많이 나온 수영장씬도 사실 지극히 무난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런 역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랐다. 휴 잭맨의 경우엔 울버린만 생각하다가 이렇게 보니 왠지 새로운 느낌이었고. 캐릭터 자체가 독특한 것은 아니었지만(오히려 평범에 가까웠다) 내가 기존의 배우들에게 갖고 있던 선입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던 영화였다. 몇몇 군데에서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어서 잠시나마 가라앉았던 마음을 다시 띄워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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