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5 - 돼지고기 열전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식객을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가 다뤄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모처럼 군침을 삼키며 읽을 수 있었다. 이전에 식객 3권에서 '소고기 전쟁'이라는 부제를 달고 이야기를 진행해 소고기에 대해 몰랐던 점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돼지고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잔뜩 펼쳐진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에서부터 일이 잘 풀리게 해주십사 고사를 지내는 곳의 돼지머리, 서울에서는 소금을 부산에서는 막장을 제주에서는 간장을 찍어먹는다는 순대 등 이 책은 제법 다양한, 그리고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돼지고기 요리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돼지고기와 관련된 지식인데 예를 들어, 돼지를 어떻게 잡는가에 대해서는 본문에서도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들어가기에 앞서 사진을 통해 미리 만날 수 있어서 더 실감나게 다가왔고, 돼지머리의 웃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입에 나뭇가지를 끼워서 삶는다는 말에는 왠지모르게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돼지고기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소외당한 도육업자들의 모습, 순대를 만드는 데 인력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한다는 점, 제주 순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온 독특한 방언 등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작가의 노력일 것. 특히 순대를 좋아해서 순대일기라는 것을 쓰고 있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단지 그 고장의 순대를 먹고 사진을 찍어오기 위해 고생한 작가의 모습을 보며 '역시 프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 다른 기사를 참고해서 돼지고기의 효능에 대해서도 썼는데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말을 듣고 혹했다. 물론 적당히 먹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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