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스페인과 관련한 수업을 들을 때 각자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는 과제가 있었다. 그 때 한 학생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에 대한 발표를 했는데 프리젠테이션을 워낙 구미가 당기가 만들어놓아 나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워낙 많은 그의 영화들 가운데 어떤 영화를 볼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했고 그러다가 결국 시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귀향>을 발견하고 이 영화부터 그와의 만남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결국 찾아보게 됐다. 



  사실 페모도 알모도바르 감독만이 이 영화를 선택하게 한 것은 아니다. 예전에 <바닐라 스카이>를 통해 만난 페넬로페 크루즈의 출연도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한 몫을 했다. 포스터에 페넬로페 크루즈의 얼굴만이 떡하게 실릴 정도로 이 영화에서 페넬로페 크루즈는 거의 단독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지런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라이문다. 그의 남편은 제대로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고, 사춘기에 들어선 딸에게 응큼한 눈길을 보내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이문다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딸은 자신을 겁탈하려고 한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인다. 이에 라이문다는 자신이 모든 것을 뒤집어쓰기로 결심하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꾸며내기 시작한다. 한 편, 라이문다의 언니인 쏠레에게는 어머니의 유령이 나타나게 되고 쏠레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라이문다의 앞에도 나타나게 된 엄마는 그녀에게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데...



  이 영화는 여성들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 싶다. 어머니와 딸이라는 가깝고도 먼 사이. 하지만 같은 여자라는 공통점으로 연대의식을 느끼며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는 펼쳐지고 있다. 모성의 포용력, 희생을 바라보며 어쩌면 어머니와 딸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용서와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한 것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온갖 장르가 뒤섞여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의 영화이지만 화면에 자주 보이는 빨간색과 꽃무늬 등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페넬로페 크루즈의 매력에도 빠져들 수 있었고. 몇몇 장면에서는 지나치게 남성적인 시각으로 인물을 바라본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성도 독특하니 좋았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이 영화에서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평하곤 했다. 기존의 그의 영화와 느낌이 다르다는 말도 있었고.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고나니 과연 그의 다른 작품은 어떤 느낌일까하는 궁금증이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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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2-2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꼭 봐야할 영화 중에 속하지요...꼭 볼꺼에욤..

이매지 2007-02-2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크루즈 멋지더군요^^ 여자들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