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월
절판


개미들은 과연 어떻게 지도자도 없이 이처럼 질서정연한 집단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에 있는 복합체계연구소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개미들의 복잡한 집단행동은 각 개체들의 임의적인 행동들의 결과다. 작은 힘이지만 각자의 올바른 판단이 한데 모여 그야말로 만리장성을 쌓는 것이다. -30쪽

개미들은 전체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 언제나 알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안다. -32~3쪽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우리말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황소개구리의 황소 울음 같은 소리에 익숙해져 청개구리의 소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49쪽

종교가 스스로 모래판에 내려와 과학을 붙들고 씨름을 하려 할 때 나는 참 서글프다. 과학은 이른바 형이하학이지만 종교는 형이상학 중에도 으뜸이 아니던가. 과학은 모든 걸 증명해야 하는 멍에를 지고 있지만 종교는 그럴 필요가 없다. 믿음은 증명보다 훨씬 더 위대하기 때문이다. -64쪽

경쟁조차 할 수 없게 법으로 막는 일은 동물 사회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다. 어미 백로나 하이에나 어미는 경쟁이 두려워 미리 자기가 기를 수 있을 만큼의 새끼만을 낳는 비겁한 일은 하지 않는다. 둥지 안의 경쟁을 통해 좀더 강인한 자식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음은 물론 때로 먹을 것이 의외로 풍부한 해에는 낳은 새끼 모두를 훌륭하게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 경쟁만이 무한경쟁에 대비하는 길이다. -101~2쪽

우리는 모두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배웠다. 그러나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짓말도 법의 질책을 받아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돌을 던지지 못한다. 우리들은 늘 사랑하는 이에게 또는 자기 스스로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산다. "넌 할 수 있어"라며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자기 기만 능력이야말로 때론 인간을 성공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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