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여행기 - Izaka의 쿠바 자전거 일주
이창수 지음 / 시공사 / 2006년 2월
품절


타인으로부터 떨어져 거리를 유지해야 할 때가 있다. 삶에는 꼭 짚고 넘어 가야 할 질문들이 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답을 낼 여유가 없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다. 핸드폰, 이메일, 채팅을 통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문자를 날리며 버튼을 누리며 순간적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고독감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현대적 이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남들의 질문에 답글을 단다. 정작 자신의 물음에는 답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도 내 삶의 가치와 의미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컴퓨터 너머에 있는 타인이 알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에는 자기 스스로 답해야 한다. 철학적 문제는 남에게 맡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신이나 냉장고가 해결해 줄 수도 없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고독해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정신의 바닥까지 내려가 견딜 수 없이 고독하다면 가장 현명한 선택은 고독에 단단히 묶이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존재의 목동'이 되어 존재를 묻는 시간을 갖는다. 존재를 시간 위에 올려놓고, 죽음 앞에까지 생각하고, 삶으로 돌아온다. -85~6쪽

우리는 늘 미래에 대해 생각하도록 교육 받았다. 다가올 대입시험에 대비해 공부를 하고, 그 후에는 늘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미래에 대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과거는 철저히 잊고 지낸다. 자신의 나이가 몇이건, 과거에 대한 판단은 중요하다.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앞으로 만들어 갈 의미를 사고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 온 의미를 되새겨 봄이다. 과거도 한 때의 미래이지 않은가.
따지고 보면 과거에 대한 좌절과 반성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113쪽

지난날의 기록은 그런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 과거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과거를 돌아 보고,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나를 현미경 재물대 위에 올려놓고 낱낱이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부분이 있다면 잘라내야 하는 것이다. -114쪽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내게는 인생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이 있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궁금증이 세상에 대한 싫증보다 더 크다. 앞으로 내 생애 일어날 일을 기다린다. 열정을 갖고 기다린다. 그러면서 열정을 갖고 주어진 시간을 보낸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기 때문이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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