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잊지 못할 일 -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59인이 말하는
도종환 외 지음 / 한국일보사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의 표지에 쓰인 것처럼 이 책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59인이 말하는 내 평생 잊지 못할 일'에 관해 엮인 책이다. 크게 6개의 장으로 나뉜 책은 첫 발을 떼놓다, 스승들을 만나다, 청춘 스스로 빛나다, 흔들려야 꽃이다, 나를 돌아보는 거울, 더불어 숲이라는 제목을 걸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의 한 순간을 보여주고 그들에게 희망과 힘이 되어줬던 것처럼 독자의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유명인들의 고생담을 읽으면서 내가 겪고 있는 불행이라고 여겼던 것이 결코 불행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히려 이것을 핑계삼아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나의 모습이 더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내게 물질적으로 무엇이 있고 없고라는 것을 떠나 나 스스로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고 마음 속에 굳건한 심지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도 물론 필요하지만 정신이 물질의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랄까? 

  이런 자극의 한 편에는 벼랑 끝으로 떨어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서있었던 내게, 부모님, 스승, 그리고 때로는 낯모르는 사람의 한 마디가 나를 그 속에서 구해줬노라고 회상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비록 가난했을지는 몰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인간미가 넘치는 세상이 아니었을까하는 왠지 모를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젊은 시절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삶이 힘들다고 투덜거리기보다는 이들의 모습처럼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의 영양분으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보는건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기때문이다. 누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그 옛날에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뻥튀기 장사를 했다고 생각했겠는가? 누가 참존의 창업자인 김광석이 배고픔에 술찌꺼기를 먹었다고 생각했겠는가? 누가 천하장사 이만기가 처녀출전할 때엔 힘도 못 써보고 무참히 내동댕이쳐졌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들은 실패와 고통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오늘날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이지만 유명인사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이 좀 아쉬웠다랄까? 이런 이야기는 신문지상에 연재되는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절망의 늪에 빠져있는 사람에겐 지푸라기로, 이 책 속에 나온 인물들과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회상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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