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책이다. 벽을 주제로 쓴 6편의 단편 소설을 담고 있다. 4편은 SF임을 확실히 알 수 있지만, 두 편은 잘 모르겠다. 이런 류의 주제별 모음집은 수록 작품들의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취향으로만 봐도 그렇고, 구조와 밀도를 생각해도 그렇다.

첫 소설인 듀나 작가의 [아레나]는 이 책의 첫번째 자리를 차지할만한 흥미로운 소설이다. 미국의 코믹스나 영화 같은 곳에서나 나올 법한 초능력자들이 엄청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K팝 아이돌 문화를 엮었다. 초능력자 아이돌이 공연도 하고 악당들도 물리친다. 그 장면들은 드론으로 촬영되어 전 세계로 영상을 퍼뜨린다. 하지만 모든 장면을 다 드론이 찍을 수는 없는 일. 카메라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일이나 잘 보이지 않는 장면들은 각색되어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소설 속에서 반복되는 초능력자들의 전투 장면들은 초기에는 사실이 거의 대부분 발표되었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은 그저 하나의 선택할 수 있는 재료 중 하나가 되었다고 했다.

˝재미를 위해 양념을 치고, 이미지를 미화하고 몇몇 중요한 사실을 감추기도 했지만, 사실의 큰 덩어리는 남아있었다. 하지만 전투와 오락을 구분할 수 없게 되고 회사마다 쌓아놓은 비밀들이 많아지자 사실은 점점 존재감을 잃었다.˝(본문 33쪽)

수십명의 초능력자 무리가 주인공이 일하는 회사를 습격해 수많은 사람들이 전투에서 죽었지만, 전투가 끝나자 회사의 작가들이 살아남은 초능력자들에게 다가가 인터뷰 하면서 처음엔 사실을 묻고, 그 다음엔 생각을 묻고, 마지막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지를 묻는다고 했다. 이렇게 회사에 고용된 작가들이 만드는 공식 세계관이 있는가 하면 전세계 팬들이 각자 만드는 팬픽들도 있다.

이제 진실 혹은 사실은 그 힘을 잃고, 그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이렇게 저렇게 바뀌어 버리는 설정과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들만 유통되고 있었다. 이 소설의 제목 아레나는 고대 로마 시대에 검투사들이 싸우던 원형 경기장을 말한다. 소설의 첫 문단에서 2033년 7월 14일 대구 도시철도 공사장에서 진홍색 젤리로 가득찬 지층이 발견되고 끔찍한 전염병인 적사병이 유행하고 남한은 이제 전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독특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적사병의 원인인 프로스페로 생태계는 소수의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초능력자로 만들었다고 나온다. 아레나는 이렇게 초능력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소이고, 대한민국이란 나라 전체가 관중석으로 고립된 경기장처럼 전세계로부터 고립되어 거대한 아레나가 되었던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남성은 청소년기에 강한 초능력으로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자 강한 히어로였지만, 성인이 되면서 회사 경영진이 되어 얼굴 마담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실질적인 회사 경영은 다른 동료들이 하고, 그는 그저 앞에 나서서 웃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제 초능력자들의 전투에도 나서지 않는다. 성인이 된 그와 동료들은 경영자와 중간 간부가 되고, 다시 어린 청소년들이 나서서 전투를 한다. 이런 시스템도 한국의 케이팝 아이돌과 그 기획사의 문화를 가져다 썼다. 현실에서도 각 기획사마다 연차가 오래된 아이돌들은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고 회사 중간 간부가 되거나, 얼굴 마담이 되는 것 같다.

듀나의 이 짧은 단편은 흥미로운 소재와 다양한 초능력을 지니고 또 사연을 품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책을 처음 펼쳐든 독자들의 마음을 뺏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 이 정도의 설정으로 이렇게 짧은 이야기만 펼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중편이나 장편으로 다음 이야기를 계속 써주거나 연작으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소설인 아밀 작가의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은 제목에도 나온 것처럼 4차원을 다룬다. 3차원 밖에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이 4차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게 가장 궁금했다.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해도 인간인 우리가 그걸 잘 느낄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음악, 그 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 읽다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잠깐 생각났다.

세번째 소설은 이산화 작가의 [깡총]이다. 맞다. 깡총 깡총 뛰어다니는 그 동물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그 동물 덕분에 멸종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이야기 왠지 익숙하지 않나? 그렇다. 이건 호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가져와 더 흥미로운 설정을 덧붙였다. 긴 싸움을 이어가는 두 종족의 싸움이라는 설정도 좋고, 연구자와 사냥꾼이라는 두 인간 주인공의 조합도 좋았다. 무엇보다 마지막 반전이 기가막히게 좋았다. 이 책을 통해 이산화 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큰 발견이다. 이 소설엔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마틴 옹의 [얼음과 불의 노래]에 나오는 장벽과 같은 길고 높은 벽이 나온다. 사이비 종교에 미친 광신도 집단도 나온다.

이서영 작가의 [월담하려다 접천]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처음 소개한 듀나의 [아레나]에서 남한 전체가 고립된 상황이었다면, 이 소설에서는 서울이 하나의 고립된 섬 같은 상황이다. 벽에 갇힌 도시 같은 느낌. 여기 서울은 전능하신 방패님이 다스리는 나라다. 뭐든 방패님의 말씀을 따라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 방패님에 대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는데 내 느낌에 한 사람의 독재자인 것 같지는 않고 소수의 엘리트 고위 공직자 집단이거나, 종교 집단의 지도자들이 아닐까 싶다. 이 독재국가에선 사람들이 특정한 지역의 출산센터에서 태어나 유아센터, 초등센터, 중등센터, 고등센터를 옮겨 다니며 자란다. 주인공은 역촌동 출산센터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같은 출산센터에서 태어나 같은 유아센터 등을 함께한 친구는 나오지만 부모나 가족에 대한 언급은 없다. 공동 시설에서 다함께 자랐으리라. 어렸을 때 북한에 대해 들었던 것과 비슷하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고 공동 작업장에서 일을 해야하고 아이도 탁아소에서 공동으로 자란다. 방패님의 말씀을 통해 평생 서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듣고 그렇게 믿고 살아왔는데, 코딩을 통해 우연히 외부 네트워크의 존재를 알게되어 접촉했다는 이야기. 후반부에 갑자기 이야기의 규모가 너무 커지는데 비해 적절한 묘사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고, 결말이 좀 많이 허무하다. 방패님이란 기묘한 느낌의 독재자 이미지가 재미있고 신선했는데 갑자기 너무 큰 이야기를 흘러가버려서 많이 아쉽다.

이유리 작가의 [무너뜨리기]는 마음의 벽 아니 서로를 허물없이 생각하는 어떤 경계를 다룬 소설이다. 작중 7년차 부부인 남녀 주인공이 더는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지 않게 되고, 방귀도 아무렇지도 않게 뀌게 되는 상황에서 남자가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는데, 리빌딩이란 이름의 일종의 최면 치료 같은 것을 받는다. 여기까지는 이야기가 제법 괜찮았다. 그런데 후반부에 갑자기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좀 황당하게 끝난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마지막 소설은 정보라 작가의 [무르무란]이다. 아마도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모티브로 글을 쓴 것이 아닌가 싶다. 고대 흔히 우리가 신석기 시대라 부르는 돌도끼와 돌칼을 쓰던 시절의 이야기. 선조로부터 지혜를 벽화를 통해 배워 익히고, 이 시대의 지혜를 또 벽에 새겨 후대에 남기는 삶을 다룬다. 사냥에 대한 장면을 기대했으나 묘사가 안 나오고, 주술의식에 대한 묘사는 길게 나오는데 그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소설집 [저주 토끼]를 통해 읽었던 정보라 작가 다운 글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생각보다는 크게 와닿는 지점이 없는 소설이었다.

여섯 작품 모두 저마다 다른 위상과 층위의 벽을 상정하고 이야기를 펼친다. 듀나 작가와 이서영 작가가 고립된 국가와 도시를 둘러싼 벽을 그렸고, 이산화 작가는 인간이 만든 인공물로서 거대한 장벽을 그렸다. 아밀 작가는 차원의 벽을 상정했고, 이유리 작가는 심리적인 벽을 가정했다. 정보라 작가는 유일하게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암벽을 주제로 글을 썼다.

다양한 이야기 꺼리들이 여러가지 다른 주제로 생각을 넓혀주는 기분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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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6-24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듀나님은 오래전부터 sf소설을 쓰신분인데 아직까지도 작품활동을 하시는지 몰랐네요.저도 읽어봐야 겠네요^^

감은빛 2025-06-26 17:43   좋아요 0 | URL
단편을 여기저기 많이 발표하셨던데요.
확실히 필력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영화 [숨통을 조이는 사랑]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 원제: 爱的噩梦

 한국어 제목: 숨통을 조이는 사랑

 영어 제목: Suffocating Love


 감독: 랴오밍이(廖明毅)

 등장인물

○ 남자: 배우는 린바이홍(林栢宏). 작중 이름이 무엇인지 나오지 않는다. 헌책 나눔을 통해 만난 여성과 교제를 시작하고 동거하게 되는데, 이때 여성이 내건 조건들이 숨통을 조일 듯한 것들이었다. 자신이 평소 즐겨 찾아보는 인플루언서가 있고, 새로운 고객 회사의 담당자로 만난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했던(고백했다가 차였던) 여성이 있다.  

 린아이쉬안: 배우는 린잉젠(林盈臻). 남자 주인공이 고등학생 시절에 좋아했던, 그래서 두 차례나 연애편지를 보냈던 여성. 남자 주인공의 새로운 고객 회사 담당자로 우연히 다시 만난다.

 바이지아치: 배우는 샹지에루(項婕如) 헌책 나눔을 하면서 여러번 만난 남자 주인공과 교재하다가 그가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라고 권해 동거를 시작한다.

 헤이즈 요우리(黑泽由里): 일본식 이름은 쿠로사와 유리(黒沢ゆり) 자막에서는 계속 쿠로사와 유리라고 나온다. 배우는 셰신잉(謝欣穎). 남자 주인공이 평소 동경하며 즐겨 찾는 SNS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일단 감독 이야기부터 해보자. 정말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한동안 제법 좋아하는 영화 중에 상위권에 있었던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편집 감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 데뷔작은 그 유명한 [괴짜들의 로맨스]이다. 이 영화는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다. 마스크와 비닐 등으로 중무장한 강박증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아주 독특한 내용의 영화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나와서 더 흥미로웠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신선하고 멋진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결말은 좀 아쉬웠다. 강박증이란 증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실제로 저럴까 싶은 부분도 있었고, 어쩌면 저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갑자기 강박증이 씻은 듯이 낫게 되는 부분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픽션이겠지만. 이 영화 [숨통을 조이는 사랑]이 두번째 영화인지 다른 영화가 더 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지만, 첫 영화와 이 영화까지 보고나니 감독이 어떤 특정한 강박과 통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배우 이야기. 남자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연기는 꽤 괜찮았다. 배역에 적절하게 잘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여겼다. 초반 여주인공인 바이지아치 역을 맡은 샹지에루는 이전에 [버려진 사람들]이란 영화에서 봤었다. 차이웨이라는 경찰 역이었다. 귀엽고 매력적인 외모에 연기력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차이웨이 때 보다는 배역에 훨씬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귀여운 외모의 여자친구가 이렇게 강압적인 요구를 지속하면 과연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갈 것인가? 그만둘 것인가?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인물을 잘 연기했다. 린아이쉬안 역의 린잉젠이란 배우는 이 영화에서 처음 봤다. 전형적인 사무직 여성의 이미지를 잘 소화했다. 거기에 청소년 시절 남자 주인공의 첫 사랑으로서 아슬아슬 밀당을 하는 부분도 잘 연기했다. 나중에 바람을 피우며 둘이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들은 연기와 연출이 제법 좋았다. 남자 주인공과 엮이는 세 명의 여성 중에 제일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즐긴 인물이다. 영화 후반의 주인공인 헤이즈 요우리 역을 맡은 셰신잉은 제일 익숙한 얼굴이었다. 일단 이 감독의 전작인 [괴짜들의 로맨스]에서 여주인공인 첸칭 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화등초상]에서 황바이허 역을 맡았었다. 술집에서 사용하는 일본식 이름은 유리였다. 그러고 보니 이 배우는 화등초상에서도 일본식 이름으로 유리를, 이 영화에서도 일본 이름 유리를 썼네. 화등초상을 볼 때에도 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배우였다. 괴짜들의 로맨스 때에도 외모와 연기력 모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이번에는 기묘한 느낌을 주는 배역을 맡아 나름 연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워낙 배역 자체가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는 터라 배우가 오히려 손해를 본 느낌이다. 상식적으로 설득력이 생기지 않는 인물을 보며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개성있는 외모로 충분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제 제목 이야기를 좀 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원제는 '악몽 같은 사랑'이라 옮길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후반의 이야기는 현실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악몽이라고 받아들일 만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을 생각하면 당연히 원제가 이 이야기에 제일 적절한 제목이다. 우리나라 제목은 영화 전반부 내용만을 반영한 제목으로 보인다. 아, 물론 후반부 주인공인 헤이즈 요우리 역시 다른 의미로 숨통을 조이기는 하는데,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숨통까지 조이는 느낌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미신에 집착하는 것인지,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 것인지 대화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어 제목은 우리 제목과 같은 맥락이다. 역시 제일 포괄적인 제목은 원제라 볼 수 있겠다.


우선 바이지아치가 남자 주인공에게 요구한 10가지 규칙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1. 양치나 세수한 후에 세면대와 바닥 닦기

2. 내가 아침으로 뭘 만들던 다 먹기

3. 아침 먹고 꼭 설거지 하기

4. 직장에서 2시간마다 위치 보내기

5. 내가 문자를 보내면 바로 답장하기

6. 실시간임을 확인하기 위해 번호를 사진으로 보내기

7. 집에 오면 휴대폰과 지갑을 탁자에 올리고 곧바로 샤워하러 가기. 샤워하는 동안 나는 폰과 영수증을 확인 할거야

8. 아침처럼 내가 차린 저녁도 다 먹기

9. 내가 샤워하는 동안 너는 집안 머리카락을 제거해

10. 내가 자면 너도 내 옆에서 자야 해.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나 건드리지 마(혼전순결)


규칙 1번은 사람마다 생활방식이 다르니까 이해할 수 있다. 화장실을 사용한 후에 굳이 물기를 닦아내는 건 뭐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화면에선 화장지(티슈)를 쓴다. 걸레가 아니라. 비싼 티슈를 화장실 바닥 물기 제거에 쓴다. 게다가 주인공 커플은 첫 데이트부터 영화를 안 보고 환경보호 전단지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했는데, 화장지를 저렇게 막 쓴다고? 환경 보호를 위해 헌 책 나눔을 하다가 만나 연인이 되었는데?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규칙 2번은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 음식이니 기본적으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음식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반복적으로 계속 하다보면 잘 하게 되는 법. 문제는 입맛이 없는 날이 있을 수도 있고, 배탈이 나거나 아파서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점. 영화에 그런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픈 사람에게 다 먹을 것을 강요한다면 이거야 말로 가장 비현실적인 포인트가 되었을 것이다. 이건 무조건 그냥 헤어지고 만다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규칙 3번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이건 뭐 굳이 규칙으로 정하지 않아도 누구나 꼭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을 만들어줬다면, 설거지는 당연한 일.


규칙 4번부터 이건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2시간마다 연락을 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 거기에 더해 위치를 전송하라니! 현실에서 이러면 이건 배우자를 의심하는 정신병인 의처증이나 의부증이라고 여길 것이다. 


규칙 5번도 그냥 내 연락에는 가능하면 빨리 답해줘 라는 측면이 아닌 정말로 곧바로 답해야 한다는 뜻이라면 말이 안 된다. 일단 업무상의 미팅이나 회의 같은 것들에 참여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고, 전화기를 휴대하기 어려운 환경들도 있을 것이다.


규칙 6번은 좀 이해가 안 되는 규칙이다. 실시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왜 숫자를 찍어서 보내지? 차라리 영상통화를 하라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영화에서도 실제로 이 규칙을 실천하는 장면은 더 나오지 않는다.


규칙 7번. 아! 나는 여기서부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전화기와 지갑을 놓고 씻으러 들어가면 전화기와 영수증을 뒤져본다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올 지경이다. 일단 영수증은 볼 수 있다. 영화에서 두 사람은 아직 결혼하기 전이고 동거 상태인데, 집은 여성의 소유이고, 남성은 공과금 등을 낸다. 생활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식사의 경우 외식은 남성이 내고, 집에서 먹는 경우 장을 보는 건 여성이 내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왜 남성의 일상적인 지출을 감시하는 거지? 내 경우 결혼생활 내내 애들 엄마와 나는 각자 자기 수입으로 알아서 살았지만, 집안 살림을 위한 돈은 둘이 계속 의논하며 같이 부담했다. 서로 단 한번도 서로의 지출을 살펴보거나 간섭하지 않았다. 뭐, 내 경우에는 뭔가 다른 곳에 쓸 수 있을만큼 돈을 벌지도 못했지만. 암튼, 그래 영수증은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전화기를 본다는 건 지금 현재 시대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단 영화 [완벽한 타인]이 떠오른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리메이크작 [완벽한 타인]을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인 이탈리아 영화 [Perfetti sconosciuti]도 보았다. 친한 친구들 부부 동반 모임에서 장난으로 시작한 놀이, 전화로 연락 온 내용을 공유하는 놀이를 하고, 그로 인해 서로 큰 상처를 주고 받는다는 내용은 정말 그럴듯하고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고 실제로 어떤 모임에서 그렇게 해봤다는 증언도 들었었는데, 영화처럼 극적인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서로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규칙 8번. 이건 2번과 마찬가지다. 다만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한다거나, 저녁마다 일정이 생긴다거나, 회식이 생긴다거나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규칙 9번. 뭐 청소는 매일 할 수 있다. 다만,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의 비중을 따져보면 길이가 짧은 남성에 비해 길이가 긴 여성의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다. 머리카락을 길러보니 확실히 알겠더라. 방에 내 머리카락이 어마어마하게 떨어지고, 예전에 짧았던 시절에 비해 너무 눈에 잘 띄었다.


규칙 10번은 기본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함께 잠을 잔다는 의미는 섹스를 하던 하지 않던 잠자는 시간 만은 서로 함께 한다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집에 와서도 밤에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분명히 있고, 불면증 처럼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혼전순결을 이해하고 동의하고 실천한다고 해도, 성인 남녀가 한 침대에서 같이 자면서 자신의 몸에 손을 대지 말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섹스는 하지 않아도 안아줄 수는 있는 거 아닌가? 팔베게를 해준다거나, 영화에 나온 것처럼 옆구리에 손을 대는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지 않나?


자, 여기서 이 영화의 핵심 주제를 생각해보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고, 사랑하게 된 사람이고, 만약 여기서 헤어지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멋진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는데, 혹은 동거를 시작했는데, 그 사람이 이런 조건을 요구한다면 과연 응할 것인가? 성별과 성향과 생활 방식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겠지. 그런데 대체로는 아무리 멋진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렇게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그만두지 않을까? 영화는 애초에 이 정도의 집착에 맞춰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감독이 집착이라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집착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전작의 강박증이라는 증상에 대해 과장은 있다고 해도 그럴 수 있겠다고 하는 개연성을 어느 정도는 인정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바이지아치가 남자에게 그렇게 심하게 집착하는 이유는 드러나지 않는다. 바이지아치는 다만 남성과 본격 교제를 하기 전에 다음 내용들을 말한다. 혼전순결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묻고, 본인은 채식을 한다고 알리고, 또 지병이 있다고 했다. 아마도 심장 질환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영화 내내 그는 집에만 있고 거의 외출을 하지 않으며, 초반에 남자와 헌책 교환을 위해 만날 때에도 늘 택시를 타고 와서 책만 교환하고 바로 다시 택시를 타고 가곤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아, 그리고 본인이 조금 별난 구석이 있다고 표현한다. 이 별난 구석이 번역 자막의 표현이고, 원문인 중국어로는 어떤 표현인지, 어떤 뉘앙스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동거를 시작해 남자가 집에 들어온 첫날 남자가 외출복 차림으로 침대에 눕자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고 심각해진 바이지아치가 남성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것이 자신이 별난 구석이 있다고 한 말 기억하느냐고 묻고는 위 규칙 10가지를 말한다. 이게 별난 구석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가?


앞서 나는 바이지아치를 전반부 주인공으로, 헤이즈 요우리를 후반부 주인공이라고 표현했었다.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 전반부와 후반부 이렇게 둘로 나눠서 주인공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중반부 주인공으로 린아이쉬안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린아이쉬안은 중반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동거를 시작하고 초반에 숨통을 조이는 규칙들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과정이 조금 나오다가 말고 갑자기 바이지아치의 비중은 확 줄어든다. 갑자기 린아이쉬안이 등장하면서 남자는 바이지아치를 속이고 몰래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만남 초반에 아이쉬안이 남자에게 학창시절 받았던 편지들을 보여주며 기억하냐고 묻는 장면 등 장난 섞인 밀당을 이어가는 과정은 괜찮았다. 그러나 갑자기 결혼을 앞둔 아이쉬안이 단지 권태기라는 이유만으로 오랜만에 만난 남자에게 갑자기 마음을 열고 급격하게 바람을 피우는 과정은 좀 납득하기 어렵다. 본인은 아주 오래 사귄 연인이 따로 있는데, 과거에 자신이 거절했던 남자에게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끌린다고? 이거 너무 손쉬운 전개이고, 너무 심각한 주인공 몰아주기 아닌가.


그리고 남자가 바이지아치에게 아이쉬안과의 관계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려고 마음 먹고 아이쉬안과 둘만 소통하며 몰래 사용해온 전화기를 탁자에 두고 출근했다가 돌아온 다음에 갑자기 완변한 판타지로 장르가 바뀐다. 갑자기 남자와 함께 누운 여자의 등에 그러니까 오른쪽 어깨 뒤쪽에 토끼 문신이 보이고 남자는 자다가 깨서 토끼탈을 쓴 사람에게 불려가서 소원을 빌라고 강요당한다. 토끼탈은 탈을 벗어 보이더니, 소원을 빌었는지, 그게 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리볼버 권총에 총알을 장전하고 남자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다음 순간 남자는 아침에 눈을 뜨는데, 바이지아치인줄 알았던 등을 돌린 채 잠들었던 여성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여성은 바로 자신이 동경하며 자주 방문했던 SNS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헤이즈 요우리였다. 하, 여기쯤에서 이 영화가 과연 어떻게 이야기를 수습할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수습을 하겠지 설마 수습을 안하지는 않겠지라고 의심을 하지는 않았다.


여자친구와의 동거가 거의 감옥 수준이어서 그랬는지 이번에 남자는 혼자 살고 있었고, 여자친구인 요우리는 사소한 부분까지 자신을 잘 챙겨주는 엄청 자상한 사람이었다.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점심때 도시락을 일터로 갖다주고 물도 꼭 챙겨주며, 가끔 자신의 집에 들러 저녁을 냉장고에 챙겨 넣어주고 이불과 베개 등 침구를 정리해주는 등 모든 것들을 다 챙겨준다. 그러면서도 사진 작가로서 멋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현실에서 여자친구였던 바이지아치는 자신의 몸에 손도 대지 못하게 했었는데, 이 헤이즈 요우리는 요염한 속옷을 입고 남자를 유혹하더니 육체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나중에 요우리는 임신을 해서 남자와 함께 병원에서 초음파 영상을 보고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다.


여기까지는 다 잘 된 거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반전이 등장한다. 알고보니 헤이즈 요우리는 남자의 집 곳곳에 특히 베게 속이나 침대 밑 등 수십개의 부적을 두었던 것. 매번 요우리가 침구를 정리했던 이유는 부적을 갈아넣기 위했던 것. 그리고 남자에게 주었던 물과 도시락 등에도 부적을 태운 재가 섞인 물을 부어서 주었던 것도 발견한다. 여기서 남자는 요우리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지고, 다시 바이지아치를 그리워한다. 우연히 자동차 매장에서 바이지아치가 다른 남자 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했지만, 그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갑자기 자동차 판매원이었던 토끼탈과 단 둘이 만나 왜 네가 소원을 빌 수 있었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영화 초반 바이지아치는 한가지 단순한 행동을 1백만번이던가? 그만큼 반복하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뽁뽁이를 터트리는 행위를 반복하는데, 늘 2~3천번 수준에서 숫자를 잊는다고 했었다. 바이지아치는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그리고 갑자기 만난 학창시절 알고 지냈던 여성과의 관계 등을 짐작하며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그래서인지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가 며칠 후에 돌아오는데, 돌아온 날 남자가 남겨두고 간 전화기를 확인하고 이 관계가 이미 끝났다고 깨닫는다. 그는 남자가 돌아오기 전에 뽁뽁이를 소원을 빌 수 있는 만큼 터뜨리고 토끼탈을 마주치자 소원을 빌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소원을 말한다. 즉, 남자가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바이지아치가 그걸 소원으로 말했기 때문이었던 것.


그리고 토끼탈은 다시 남자에게 리볼버 권총을 쏜다. 그리고 남자는 다시 아침에 눈을 뜨고 이번에는 등을 돌린 채 누운, 오른쪽 어깨 뒤에 토끼 문신이 있는 여성이 과연 누구일까? 남자가 손을 뻗자 여성이 그 손을 잡아 자신의 옆구리에 놓아두는데, 다음 순간 그 손을 더 당겨 자신의 배로 옮기고 그 배는 임신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여보세요? 여기서 영화가 끝나면 어쩌라는 거죠? 예? 대체 뭘 말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드신 건가요? 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에서 토끼를 가져온 것은 뭐 알겠는데, 토끼 문신은 뭘까? 영화 후반 남자의 집에 걸려 있어서 자주 보이던 웜홀이란 글씨가 적힌 포스터는 아마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영화 중반쯤에는 평행이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아니, 마지막에 여성의 얼굴을 안 보여준 것은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영화에서 임신한 여성은 헤이즈 요우리 뿐이었으니, 그 사람일 확률이 제일 높겠지. 문제는 남자가 처음에도 그리고 두번째에도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왜 처음 소원을 빈 이후로 여성이 헤이즈 요우리로 바뀌었는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남자도 그를 보고 놀라는 장면을 보면 그가 바이지아치 대신 헤이즈 요우리랑 같이 살고 싶다거나 사귀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던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헤이즈 요우리가 왜 그렇게 무속에 빠져있는지, 왜 남자에게 그렇게 심하게 집착하는지 등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린아이쉬안은 헤이즈 요우리의 등장 이후로 아예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열린 결말이라고 포장하기에는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다. 이건 그냥 만들다가 말고 그냥 방치해놓고 열린 결말이야 하고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앞부분과 중반까지는 꽤 괜찮았고, 후반부도 결말 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기 때문에 이런 결말을 보고는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남자가 세 명의 개성있는 그러나 집착이 강한 여성을 만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면 좀 다르게 풀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묻고 싶었던 것은 외모와 겉으로 보이는 측면에서 멋진 여성이라면 아니 성별을 떠나서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사람인데, 강박과 집착이 심해도 만날 것인지 하는 질문일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선택은? 나는...... 어차피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는 일 일테니까 그냥 상상해본다면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어쩌면 저 아름다운 세 여배우 중 한 명과 교제하는 것이라면 어쩌면 받아들일 수 있지도 않을까. 어쩌면이니까 실제로 일어날 일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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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6-19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리 외모가 훌륭해도 저런 규칙을 내세우는 사람과는 연애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누누이 말해왔지만 사랑은 머리가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외모가 훌륭해도 저런 규칙 내세우는 순간 정이 떨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실제 연애에서 딱히 훌륭한 외모의 연인을 만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얼굴은 사실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말이지요. 저 규칙들은 너무 짜증나서 보는 순간 도망칠 것 같아요. 함께 지내기에 위험한 사람의 규칙이라고 생각됩니다. 1,3 번 빼고는 다른건 받아들일 수 없어요. 으.. 끔찍하네요..

감은빛 2025-06-26 17:47   좋아요 0 | URL
끔찍하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구요.
대만의 문화를 잘 모르지만, 국가를 초월한 상식이란 건도 있으니까.
게다가 영화에서도 감옥 생활처럼 표현이 나왔으니까요.

잉크냄새 2025-06-2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국어 원제보다는 한국과 영어권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페이퍼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에도 숨이 막히네요. ㅎㅎ
중국 영화 관심 있으시다면 隐入尘烟(인루천옌:먼지로 돌아가다) / 落叶归根(뤄예꾸이근:낙엽귀근) 我不是药神(워부스야오션:난 약신이 아니다) 추천드려요. 중국 현실을 잘 표현한 영화들입니다.

감은빛 2025-06-26 17:49   좋아요 0 | URL
오! 원제보다 한국과 영어 제목이 낫다고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악에 이어 영화도 추천해주셨군요.
조금 여유가 생기면 하나씩 찾아볼게요.
고맙습니다!
 

바쁠수록 딴 짓


이 제목 분명히 언젠가 제목으로 쓴 적이 있었다. 게시물의 제목이었는지, 소제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쓴 적이 있었다. 어쩌면 한 번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이야기들은 특정한 시기에 따라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했던 이야기,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해도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어차피 이 서재를 방문해 이 재미없고 길기만 한 글을 읽는 이는 거의 없을 테니까.


암튼 어제와 오늘은 엄청 바쁜 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바쁠수록 자꾸 딴 짓을 한다. 얼른 일을 마치고 딴 짓을 해도 될 텐데 말이다. 이 놈의 버릇이란 참 고약하기 짝이 없다. 어쨌거나 몇 건의 급한 일들 중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더 높은 일 한 두 건을 마치고 잠시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알라딘 서재에 들어왔다. 최근 한동안 북플도 거의 열어보지 않았었다. 아니 열어볼 여유가 없었다.


최근에 여러모로 상태가 좀 많이 안 좋았다. 한창 바쁜 때인데, 자꾸만 몸과 마음이 아프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지난 며칠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다 귀찮았고, 자주 만나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도 그냥 다음에 연락하자고 답했다.


여러가지 사회적인 상황과 그에 따른 한계를 깨닫게 만드는 일들이 1차로 마음을 무너뜨렸고, 그 다음에 개인적인 상황들이 뒤이어 2차로 몸과 마음에 무겁게 내려 앉았다. 아마도 스트레스 때문일텐데, 가끔 나타나던 관절 통증과 얼굴 통증이 동시에 찾아왔다. 이렇게 통증들이 찾아오면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진통제를 찾을 수 밖에.


지난 봄은 나 라는 사람의 한계에 대해 많이 깨닫고 생각하는 날들이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뭘 할 것인가? 모르겠다. 답을 찾지 못하고 그저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 정신 없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싫었다.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 한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아, 시간을 보니 정말 이러고 시간을 보낼 상황이 아니네. 일단 오늘은 얼른 일을 해야겠다. 딴짓을 한 만큼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 집중하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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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6-14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고약하기 짝이 없는 버릇....저도 가지고 있습니다.ㅎㅎ

감은빛 2025-06-19 14:35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님도 그러시다니, 저만 그런 건 아니다 싶어서 조금 위로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ㅎㅎㅎㅎ
 

여성 혐오 인증


이준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이라고 쓰고 쓰레기를 붙여서 읽어야 함) 세번째 티비 토론회에서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혐오 표현을 했다. 곧바로 정치하는 엄마들 이란 단체에서 오늘 정오까지 공개적으로 고소인을 모아서 고소를 진행했다. 나는 토론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토론회를 직접 본 지인들 중에는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다. 뒤늦게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해당 발언은 삐--, 삐-- 하고 가려진 상태로 나왔다. 하지만 몇몇 언론 기사에 해당 발언을 그대로 적어 놓았길래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공중파 방송이고, 해당 토론회의 시청률이 20%가 넘었다고 하는데, 전국민이 다 보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절대 내뱉을 내용이 아니었다. 게다가 몇몇 언론에서 해당 발언을 지껄이는 이준석의 표정을 캡쳐해서 게시해놓은 것을 보았는데,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혐오스러웠는지 심하게 인상을 쓴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쓰레기는 절대 모르고 한 짓이 아니다. 본인이 일으킬 파장을 잘 알면서 일부러 한 짓이다. 결코 실수 따위가 아니고, 자신을 지지하리라 생각하는 젊은 남성들의 여성 혐오 정서를 부추기며 입지를 더 확고하게 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으리라.


당연하게도 이준석은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태도였다. 해당 발언을 어떻게 더 순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상처 받은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는 이야기에는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과 말투로 '심심한 사과'를 언급했다. 똑똑하다고 난리를 치더니 심심한 이란 단어의 뜻은 모르나보다. 아니, 어쩌면 '사과'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것이겠지. 평생 제대로 된 사과를 해보지 못하고 살았을테니. 일단 '어떻게 더 순화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말도 이 상황에는 부적절한 대응이자 접근이다. 이 혐오 표현은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내용이지 순화해야 할 내용이 아니다. 누가 자기한데 그 표현을 '순화'해서 전 국민에게 전해달라고 했나? 이 쓰레기는 그냥 일부러 자신이 누구보다 확실한 여성 혐오자 라는 사실을 전 국민 앞에서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작년 12월 3일 윤석열이라는 멍청한 인간(여기도 뒤에 쓰레기를 붙여서 읽어야 함)가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전 국민을 놀래키고, 화나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이준석 이라는 오만한 인간(역시 이번에도 쓰레기를 붙여야 함)가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오늘 수많은 단위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내가 후원하는 여성단체에서도 냈고, 내가 활동하는 지역정당에서도 냈다. 하나 하나 모두 당연히 매우 맞는 이야기이고, 여기에 더 보탤 말이 없건만, 저 멍청하고 오만한 인간과 그를 후보로 내세운 정당은 계속 헛소리를 하고 있다. 이준석은 무고로 맞대응하겠다고 했고, 해당 정당의 대변인도 그 발언은 특정 후보와 관련한 실제 발언을 옮긴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아까 퇴근하고 짧은 뉴스 클립들을 몇 개 보다가 자동 재생으로 여러 정당의 대표자들을 모셔서 떠들어대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주제는 당연히 이준석의 혐오 발언이었다. 여기에 출연한 이기인이란 개혁신당 정치인이 또 헛소리를 지껄이는 모습을 봐야 했다. 얼마나 공격을 받을 것인지 예상한 그는 이전에 해당 발언과 거의 유사한 발언이 방송으로 나간 모습을 들먹이며 논점을 흐리려고 애썼다. 하여간 하는 짓거리들이 죄다 이 모양이다. 티비에 나오는 정치인이란 인간들이 언제나 논점을 흐리고, 엉뚱한 내용으로 빠져나가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니, 국민들이 정치를 믿지 못할 수 밖에. 


이기인이 말한 사례는 2018년 한창 미투 폭로가 일어났을 때, 이윤택 예술감독 성폭력 범법 행위들을 폭로하기 위해 뉴스룸에 출연한 피해자가 직접 피해 상황을 진술한 일이었다. 당시 앵커였던 손석희 씨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당황하여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고, 이후 너무 심각한 피해 수위 때문에 질문의 방식을 바꿔야 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기인은 계속 JTBC 방송에서도 똑같은 방송사고가 있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 당시에는 다들 가만히 있다가 왜 지금은 난리치느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진행자가 계속 JTBC 를 언급하며 논점을 바꾸지 말라고 경고를 했다. 당시에도 실제로 같은 방송 사고가 있었던 것은 맞는지 찾아보니, 놀랍게도 맞았다. 그 상상하고 싶지 않은 표현이 같았다. 즉, 이윤택이란 미친 성범죄자 놈이 실제로 그런 미친 짓거리를 어리고 힘없는 연극배우들에게 저질렀다는 뜻이다. 해당 발언을 한 사람은 실제로 해당 범죄 피해를 당한 피해자였다. 이준석은 인터넷에 있는 표현이라며 그 표현을 그대로 옮겨 입에 올렸다. 이게 같은 사례라고? 왜 그때는 가만 있다가 지금 난리치냐고 묻는다고? 


이준석과 이기인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시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니까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매우 이기적으로 자신만 인식하는 인간이 덜 된 미숙아라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이 시대가 만들어 낸 성숙하지 못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가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나 인간답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으면 저렇게 미친 쓰레기로 살게 되었을까? 


사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고 해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에 글을 쓰면서 특정인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잘 하는 행위는 아니다. 나는 과거 이명박에 대한 비판을 심하게 썼다가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스스로 기분이 좋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 뒤로는 공개적으로 비판은 하더라도 비난은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을 비판하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잘 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보다 혐오스러운 멍청하고 본인의 사적 이익만 쫓은 쓰레기였지만, 비판은 하되 비난은 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마찬가지 생각이 든다. 마음으로는 더 강한 표현으로 이 쓰레기를 비판하고 싶지만, 비판이 아닌 비난이 될 것 같은 우려의 마음도 같이 든다. 이준석의 혐오 표현을 비판하고자 하는 글이 또 다른 혐오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는 전적으로 내 한계이다. 이 덜 된 인간을 쓰레기라 부르지 못한다면, 이 막장 드라마 보다 더 엉망인 현실을 제 정신으로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준석과 김문수는 모두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기본이 되지 못한, 인간이 되지 못한 것들이다. 저런 것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온 것은 코메디 보다 더 지독한 상황극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재명이 제대로 된 후보라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이번 세 번의 토론회에서 제대로 된 후보다운 면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은 허술하고,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바랐던 민주주의를 그가 잘 지켜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명횡사' 라는 단어의 뜻이 민주당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들을 모조리 내쳤다는 이야기를 그 당 당직자의 입으로 들었다. 어디 그 뿐이랴! 이 사람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윤석열이나 김문수나 이준석은 명확하게 자신이 얼마나 멍청하고 쓰레기인지를 보여주니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이재명도 자신이 보수라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단 한 순간도 진보였던 적이 없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말인데, 그래도 선명하게 자신의 정체를 바로 잡아 주었다.


점점 더 보수 양당의 세력이 커지는 시대, 정말로 많은 시민들을 위하는 정치가 사라지는 시대에 선거에 임하는 것은 참 싫은 일이고, 괴로운 일이고, 화나는 일이다. 지금까지 많은 선거에서 나는 찍을 후보를 찾지 못했다. 결국 투표장에 들어가서 무효표를 만들어야 했다. 만약 권영국 후보가 없었다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 비록 당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후보지만, 유일하게 제대로 된 후보가 있어서 위안을 얻는다. 누가 당선되던 앞으로 우리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확률은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차악을 선택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야 말로 최악의 선택이다. 


내란을 일으킨 세력은 당연히 지지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정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민주 라는 이름이 들어간 당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이 추운 겨울 내내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우리가 민주주의를 저버린 인간을 뽑을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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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5-29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준석은 절대로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요. 심심한 사과라뇨, 사람들이 하도 난리치니까 일단 사과는 던져놓을게, 의 태도로 던진듯 하더군요. 지금 자신이 한 짓을 잘못이라고 사람들이 그렇게 지적하는데 과거엔 누가 이랬다를 변명으로 들이미는건 얼마나 멍청한가요. 과거의 그들이 이준석과 같은 잘못을 한것도 아니었고 설사 같은 잘못이었다 해도 지금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한 변명이 되는건 아니죠. 과거에도 했으니까 지금 나도 괜찮다, 라는게 얼마나 멍청한 행동입니까. 그리고 그걸 국회의원 씩이나 되어서 하다니요. 진짜 너무 싫어요, 너무. 예전부터 싫었는데 점점 더 싫어져요. 저는 대한민국이 이준석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싫습니다.

권영국 후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영국 후보를 보노라니 심상정 후보가 더 그리워졌어요 ㅠㅠ

잠자냥 2025-05-29 10:47   좋아요 2 | URL
그 쓰레기가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걸 알았지만, 사과한다고 하기에 내용을 봤는데.... 더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불편할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건 결국 PC 조롱하는 거잖아요. 하...... 이 나라에서 살면서 정말 얼마나 더 저 인간을 견뎌야 하는지.... 진짜 이민 가고 싶습니다.

감은빛 2025-05-30 13:21   좋아요 0 | URL
제가 글에 썼듯이, 평생 제대로 된 사과라는 것을 해본 적 없지 않을까 싶어요.
저런 쓰레기가 대통령 후보라니!
윤석열도 쓰레기였지만, 이 쓰레기는 더 젊고 더 영악해서 우려가 큽니다.
이번 선거에서 폭망해서 다시는 정치를 못하면 좋겠지만,
그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권영국 후보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제발 3% 아니 5% 이상 득표하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5-05-29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질이 없는 사람은 사퇴해야죠.
이준석은 자질도 없을 뿐더러 절대 정치를 하면 안될 무서운 사람이란 생각입니다.

감은빛 2025-05-30 13:22   좋아요 1 | URL
저도 ‘절대 정치를 하면 안될 인간‘ 이라고 동의합니다. 책읽는나무님.
윤석열은 그래도 멍청해서 다행이었지만,
이 쓰레기는 영악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걱정입니다.

yamoo 2025-05-29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준석은 그냥 제2의 윤석렬인듯합니다. 말하는 거 보면 참으로 정치해서는 안되는 인물입니다.
정치판에서 굴러먹은게 5년이 넘는데, 아직도 저러니, 공부도 안하고 인간성도 글러먹고..
잘하는 건 잘난척하고 군림하는 거.. 자기가 왜 묙멱는지 전혀 모르고 마이 웨이만 가는...10퍼센트 때의 지지율이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감은빛 2025-05-30 13:26   좋아요 0 | URL
오히려 윤석열보다 더 영악하고 악질적인 인간이란 생각이 들어요.
정말 쓰레기들의 지지율과 득표율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성범죄자를 비롯해 전과자들도 보수 양당에서 공천 받아 출마하면 당선되니까요.
국회의원, 기초의원 중에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제법 많습니다.

드러난 범죄자도 많지만, 모종의 이유로 처벌받지 않은 사례는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하구요.

잉크냄새 2025-05-29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문수나 이준석 같은 극단주의자(쓰레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당은 정당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조차 잃어버린 집단입니다. 정당이 역할을 못하고 국민이 그 역할을 대신 하니 이런 스트레스가 자꾸만 높아져 가는 것 같아요.

감은빛 2025-05-30 13:27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 집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선동당해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권영국 후보와 자발적 선거운동


성인이 되어 선거권을 얻은 후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수많은 선거들에 투표하러 갔었지만, 대체로는 표를 줄 후보와 당이 없어서 일부러 기권표를 만들곤 했다. 경계선에만 골라서 여러 번 찍거나,표 바깥에 찍거나 어쨌거나 나는 표를 찍었다는 표시를 하고 투표함에 넣었다. 나는 반드시 투표는 했지만, 제대로 투표를 하지 않았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위성정당이 되려는 녹색당을 탈당한 후에는 더욱 표를 줄 곳이 없어졌다. 진보당과 기본소득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되어 버렸고, 정의당은 그 어정쩡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녹색당은 탈당한 순간 지워버린 이름이다. 창당 시점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당 활동을 했었지만, 이제는 아웃이 되어 버렸다. 나의 표를 받을 수 있는 후보는 정말 제대로 된 후보 혹은 정당이라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정말 다행히도 이번 대선에서는 찍을 후보가 생겼다.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에서 경선을 통해 권영국 후보가 선출되었고, 짧은 기간안에 기탁금을 모아 무사히 등록했다. 그리고 선본을 꾸리기 위한 비용도 모금이 이뤄지고 있었다. 선거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녹색당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전 국민에게 겨우 한 장짜리 흑백 공보물 한 장 보내기 위해서도 엄청난 돈이 든다. 동네마다 정해진 수량을 걸 수 있는 현수막 비용도 마찬가지다. 거대양당이야 어차피 선거운동 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것이고, 득표율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돈 걱정 없이 펑펑 쓰며 선거를 치를 수 있겠지만, 가난한 진보정당은 그 비용들을 다 감당하기 어렵다. 이번에 정의당이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바꾸는 과정이나, 권영국 후보 선거 운동에 오히려 정의당이 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여전히 정의당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쨌거나 유일하게 제대로 된 후보가 나왔으니, 이 기회를 잘 살여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우리 지역에서도 자발적으로 여러 단위에서 모여 공동 선본을 꾸렸다. 현수막도 공동으로 비용 부담을 해서 제작했고, 직접 동네 곳곳을 다니며 게시했다. 그리고 출퇴근 시간에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사이 시간을 내어 선전전을 하고 있다. 노동당, 녹색당 그리고 정의당이 주축이고 내가 속한 지역 정당인 은평민들레당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지역의 단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는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활동가들도 있지만, 시국과 상황 때문에 더는 안 되겠다며 용기를 낸 평범한 시민들도 있었다. 쭈뼛쭈뼛 어색하게 나타나 선거운동에 참여하셨는데, 나중에는 열심히 구호도 외치고 적극적이었다고 들었다.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보수 양당이 너무 싫어서 뭐라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아침 저녁으로 올라오는 선거운동 사진들을 보니 조끼 색깔도 각 당의 색으로 맞춰 입은 모습이 재미있었다. 노동당은 빨간색, 정의당은 노란색, 녹색당은 초록색. 신호등이다. 그 사진을 보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노동당이 지역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시절, 녹색당이 이제 막 창당하고 지역 활동을 시작하던 시절. 정의당은 아마 당시에는 국민참여당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도 지금도 국참당에서 이름을 바꾼 정의당은 당의 규모에 비해서는 지역 활동은 별로 없었다. 당의 규모에 비해 항상 활발하게 활동한 것은 노동당과 녹색당이었다. 이 적록연대 활동이 참 재미있고 좋았었다.


 


주로 온라인(그러니까 SNS)을 통해서 본 것이긴 하지만, 권영국 후보에게 가는 표가 사표가 될 거라며, 이번에는 꼭 이재명이 압도적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글들이 돌아다녔다. 매번 선거철이 되면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강요하는 이 말. 그거 도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매번 그렇게 이번에는 또 이번에는 이라고 말하고선,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지 못했고, 국가보안법 하나 손보지 못했다. 


이번 대선후보 티비 토론회에 4명의 후보가 나온 것은 까다로운 조건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조건은 아래 세 가지다.

① 국회에 5인이상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②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시.도의원선거 또는 비례대표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100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③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2조(언론기관의 범위) 규정에 의한 언론기관이 선거기간개시일전 30일부터 선거기간개시일전일까지의 사이에 실시하여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이 5/100 이상인 후보자

권영국 후보는 과거 정의당이 3% 이상 득표한 자격을 바탕으로 티비 토론회에 나갔다. 그럴듯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실속은 없는 뻔한 내용의 이재명과 내용이 없는 김문수와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발버둥치는 이준석 사이에서 꼭 필요한 내용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전달하는 권영국 후보 덕분에 티비 토론 다운 토론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권영국을 찍어봐야 사표가 된다고? 그렇지 않다. 권영국 후보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표를 받아야 보수 양당이 가리고 싶은 진짜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다.


SPC 불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SPC 공장에서 또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권영국 후보에 의하면 출근했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가 매일 6명에 이른다고 했다. 아니 하나의 기업에서 이렇게 여러번 같은 형태로 기계에 끼어 돌아가시는 노동자가 연달아 나온다는 것이 말이 되나?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계열사에서 사망 사고가 있었고, 손가락 절단 사고는 훨씬 더 많았다. 매번 재발 방지 약속을 했지만, 이번에도 또 사고가 났다. 그리고 매번 기업은 처벌 받지 않았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이게 지금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 맞나?


원래 빵을 거의 먹지 않고, 사는 일도 거의 없는데, 지난 22년 사고 이후로 불매는 해왔다. 만약 빵을 살 일이 생기면, 동네 작은 빵집을 이용하곤 했다. 어차피 먹을 일이 거의 없어서 불매를 하려고 해도 별로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뭔 계열사가 이렇게 많나? 모르는 브랜드가 거의 대부분인데, 혹시 나도 모르게 가는 일이 생길지 몰라 유심히 살펴보았다. 문제는 시민들이 불매를 한다고 해도 기업에 타격이 가기 보다는 가맹점주들에게 타격이 갈 거라는 것이다. 


사실 최근에 딱 한 번 파리바게뜨를 간 적이 있었다. 무슨 앱에서 적립금을 네이버 페이 상품권으로 바꿨는데, 근처에 네이버 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중에 가장 가까운 곳이 파리바게뜨였다. 해당 상품권은 사용 기한이 정해져있었고, 그냥 없어지기 전에 쓰려다보니 가까운 곳에서 써야 했다. 샌드위치 두 개를 사서 매니저님과 나눠 먹었는데, 이번에 노동자 사망 사고를 보면서 몇 년째 안 갔던 파리바게뜨를 하필 최근에 딱 한 번 갔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유래없는 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18경기 연속 매진은 KBO 역사상 신기록이라고 했다. 프로야구의 흥행과 함께 없어서 못 판다고 소문난 것이 바로 크보빵이라고 불리는 각 구단의 이름을 달고 나온 빵이었다. 안에 포토카드인가 뭔가가 들어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포켓몬 빵이 그렇게 인기가 있어서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한다고 하는 얘길 듣곤 했었다. 실제로 가끔 SNS 에서 크보빵을 잔뜩 사서 카드를 모은다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크보빵 불매를 하자는 서명 운동이 시작되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 크보빵에 참여하지 않고 나중에 별도로 카드를 넣은 제품들을 출시했다. 빵을 좋아하지 않으니, 크보빵도 살 일이 없고, 롯데가 별도로 낸 다른 빵과 과자류도 살 일이 없는데, 야구팬으로서 이런 움직임은 꼭 참여해야 할 것 같아서 서명에 동참했다. 


사람 목숨은 소중하다. 노동자의 목숨을 지켜주지 않는 기업에서 누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당장 생활하기 위해 위험한 일터에 출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 노동자가 당신이 될 수도 있고, 당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본인상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태양광 강의를 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강의 요청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해왔지만, 이번에는 내가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강의였다. 기후위기, 재생에너지, 탈핵, 자원순환, 협동조합 등 다방면에서 강의를 해왔지만,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주제는 역시 태양광이다. 이번에는 3회 연속 강의로 10년 이상 이 분야에서 일하며 알게 된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 옛날에 컴퓨터 교재 중에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을 사보지는 않았지만, 전유성이라는 유명인이 얼마나 컴퓨터를 잘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제목은 한번 듣는 순간 기억에 오래 남는 제목이라 생각했었다. 이번에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 3회차 강의를 듣고 나면 누구나 태양광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내용을 알차게 준비했다. 


홍보를 시작하자 누군가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태양광 전문가라고 나를 소개했다. 절반만 맞는 말일 것이다. 전국 조직인 시민발전협동조합 연합회에서는 나름 유명했었다. 그러니 저 '전국적'이란 단어는 그냥 전국이 아닌 해당 전국 조직 안에서만 해당되는 말이다. 지난 금요일은 이례적으로 국지성 호우가 심했다. 누군가가 열대 우림의 스콜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갑자기 천둥 번개가 내리치기도 했다. 날씨가 갑자기 나빠져 신청하신 분들이 많이 안 오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강의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하나 둘씩 참가자들이 오셨다. 궂은 날씨에 비해서는 오시기로 하신 분들 대부분 오셨고, 사전 신청을 안 하고 오신 분들도 계셨다.


강의는 재미있었다. 나는 원래 강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내가 제일 잘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라 신나서 열심히 떠들었다. 참여자들의 진지한 태도와 열의가 느껴져서 더 신이 났다. 중간중간에 질문도 많이 나왔다. 그렇게 강의를 마치고 폰을 들여다 봤는데, 부고 소식이 와있었다. 오늘 강의에 꼭 오고 싶었는데, 갑자기 부고 소식이 와서 장례식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돌아가신 분은 나도 몇 차례 뵈었던 분이었다. 노동·정치·사람 집행위원장이자,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노조) 위원장인 김태식 동지 본인상이었다. 불과 한 달 전쯤에도 우리 지역정당 총회에 오셨던 분이어서 왜 갑자기 이렇게 돌아가셨나 궁금했다. 작은 조직에서 너무나도 많은 일들을 하느라 집에 자주 들어가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곤 한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날 그러니까 목요일에도 집에 못 가고 야근을 했고, 금요일 아침 회의를 하고 나서 잠깐 같이 낮잠을 자려 눈을 붙였는데, 같이 잠든 분이 깨보니 그렇게 되셨다고. 일종의 돌연사인 것 같다고 들었다. 그 와중에 잠든 상테에서 돌아가셨다면 고통 없이 가셨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 부고 소식에서 부모님 상이 아닌 '본인상' 이라는 단어가 점점 많아진다. 익숙해질 수 없는 단어, 아니 익숙해지면 안 될 단어.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단어. 이번에 노동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면서 조문객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 운동판의 여러 분야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들이어서 이 분이 어떤 삶을 살다 가신 것인지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한편으로 많은 조문객들이 다녀갔음에도 장례비용을 모두 정산하기에는 조의금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 역시 이 분이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모습일 것이다. 늘 낮은 곳에서 늘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신 분이셔서 그랬으리라. 나는 청소년인 자녀를 비롯해 남은 가족들에 대해 떠올렸다. 돌아가신 분께는 잘 가시라고 인사 드릴 수 있지만,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면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졌다. 혹시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생가면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래 살 생각은 없지만,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될 때까지는 내가 아빠로서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프지 말아야 한다. 나이 들어서 아픈 아빠로 아이들의 물질적 정신적 부담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달리기 후원회


최근에 나의 달리기를 응원하는 지인들이 다음 대회는 언제냐고 묻길래, 여러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가 점점 오르고 있어서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는 2~3만원 선이었던 참가비가 요즘은 대체로 5만원으로 오른 것 같다고. 큰 대회들이 참가비를 올려서 작은 대회들도 덩달아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그러자 이야기를 듣던 지인 중 한 명이 나를 마라톤 대회에 보내기 위한 후원회를 조직하자는 제안을 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다음 마라톤 대회 참가비를 마련해주자는 이야기였다. 설마 그 제안이 실현되어 후원회가 만들어지지는 않겟지만, 그런 제안을 떠올린 것 자체가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 


나 라는 사람, 그래도 나쁘지 않게 살았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SNS 를 비롯해 주위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너무나도 다행이다 싶었다. 내 주위엔 다들 권영국 지지자들 밖에 안 보였다. 그래 이 정도면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꼰대 보수가 되지 않도록 늘 스스로 반성하고 경계하고 살아야겠다. 달리기 이야기와 프로야구 이야기를 더 쓰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서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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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5-21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티비 토론회의 승자는 권영국 후보입니다. 단순히 토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소에 항상 고민하고 살아온 철학이 느껴지더군요. 이재명은 평소의 이미지와 달리 뭔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었고 김문수는 이재명 반대급부 외에는 어떤 비전도 없고 이준석은 토론이 아니라 그냥 상대방 성질긁기와 깍아내리기만 하는 양아치의 모습이더군요.

감은빛 2025-05-28 22:53   좋아요 0 | URL
세 차례의 티비 토론을 통해 김문수와 이준석은 확실하게 자신들의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이재명 역시 스스로 비전이 없고 정책이 허술하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권영국 후보가 혼자 돋보였지만, 저로서는 아쉬움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