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엄마처럼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 - 사교육 없이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보낸 양길엄마의 놀이·독서·체험교육 이야기
방숙희 지음 / 푸른육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 인생을 빛내는 세 가지 아이콘, 놀이, 독서, 체험이라는 걸 절절하게 보여 주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그래 어떻게 생각하면, 잘 알법한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기본은 아이와 함께 하는 저 세가지 활동을 적극 즐겨야 가능한 일일텐데... 부모가 아이와 놀 줄 모르고, 여기저기 보고 겪는 야외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참 어려운 일이다.




양길이 엄마가 대단한 것은 주변의 사교육 광풍 속에서 흔들림을 느꼈겠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눈앞의 성적 등수 뭐 이런 것들에 결코 연연하지 않았고, 오로지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일들에만 코드를 맞추고, 함께 하고 적극 즐기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끄덕끄덕 했던 거 같다. 그래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런 접근도 참 좋다! 일단은 아이들이 행복하고 재밌을 거니까, 함께 하는 부모도 더불어 행복한 시간들이고 말이다. (물론 읽고 나서는 양길엄마와 나 사이의 괴리감(나는 어느 땐 울아들이 블루마블 비슷한 주사위 게임 하자고 하면, 그게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고, 치우는 게 엄두가 안 나서 레고나 조이픽스 블록도 가지고 못 놀게 할 때가 있다.)이 있어 괴롭기는 했지만 말이다.)

양길엄마가 말하는 몇몇 장소에 아이들 데리고 가 보기로 한다. 설치물을 일일이 직접 손으로 작동할 수 있어 원리를 깨우치는 데에 유익하다는 국립서울과학관부터 가봤다. 참고하려고 김영사에서 나온 <국립서울과학관>이라는 책자도 가지고 갔는데, 책에 나온 건물 안내와 많이 달랐다. 근래 3년 사이 <국립서울과학관>이 입장료를 받지 않으면서 전에 있던  2~4층의 우주체험관, 자연사전시실 등이 사라졌고, 1층의 과학 원리를 배우고 직접 작동할 수 있는 기초과학전시실만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자꾸 공룡 있는 데 가 보자고 해서, 혼났다. 다음 코스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가 되어야 하나보다.

이런 천하의 양길이 엄마도 교과목 중에서 좀 아쉬웠다 라고 토로하는 과목이 있는데, 바로 영어더라.

나름대로 집에서 테이프도 틀어주고 영어 동화책도 읽어주었으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요즘 갈수록 영어 회화가 중요시되고 있어서 ‘초등 학교 때 좀더 깊은 관심을 쏟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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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살까지 살까? - 1,500명의 인생을 80년간 추적한 사상초유의 수명연구 프로젝트
하워드 S. 프리드먼, 레슬리 R. 마틴 외 지음, 최수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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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북삼성병원에서 2월 중하순쯤 건강검진을 했었다. 검사결과 자료가 우편으로 도착하기도 전에, 병원측에서 전화가 왔다. @@@에  08*05센티짜리 결절이 있는데, 양성인지 악성인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단다. 검진 당시 정밀 초음파 검사를 할 때, 초음파 선생님이 미리 언급은 했었다. 6개월 후에 예후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들었던 거다. 그래서 검진 결과도 그리 나올 것은 예상을 했었으나 결과지도 받기 전에 이렇게 전화부터 주어서 심각성을 일깨울 줄은 몰랐다. 접수계원은 나더러 다니는 병원이 있으면, 꼭 가서 조직검사를 받고, 특별히 그렇지 않으면, 강북삼성병원으로 예약을 해 주겠다고 한다. 예약을 언제로 잡을지 내가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고, 애들아빠에게 전화해 상의를 했다. 어차피 이번에 한 검진은 작년에 받아야 할 것이 연기되어 했던 거고, 올해 6월쯤 다시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병원에 다시 전화해서 예약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악성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한시가 급하고, 6월이면 너무 늦다고 선고를 내리듯 말한다. 그 말에 심장이 방망이질치면서 헛웃음도 나온 거 같다. ‘악성? 내가 암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병원에 가는 날짜를 유예하면서 피말릴 이유는 없었다. 다음날 오전 가장 빠른 시간으로 예약해 달라고 말했다.

한치 앞도 못 보는 게 인생이라고 했겠다만, 그래도 그렇지!

그런 일은 나에게 일어날 수 없어, 라고 생각해왔던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질병이라던지 불의의 사고로 아이들 보다도 남편보다도 이 세상에 안녕을 고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런 가능성이 도래하리라곤.....

그날 밤을 정말 하얗게 지세우고, 다시 검진을 받았다. 담당 과장님의 말씀.

“조직 검사까지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 6개월 마다 검진하셔야 해요.”

이번 검진은 그동안 자부해 왔던 건강하다는 인식을 송두리째 깨부셨던 것이었다. 다음날 검진 결과지가 도착했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기관 어디 하나 건강한 데가 ....한 군데도 없...........었던 건 아니고, 있다. 폐활량이나 심전 기능은 30대 초반이라고 하니까. 
그러나 나머지는 실제 내 나이보다 8~9년 더 노화한 상태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젊게 오래 살고 싶으면, 두 가지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 매끼니마다 조금 배고프다 싶게 먹기, 유산소 운동하기. 그런데, 잘 되지는 않는다. 여전히 나에겐 배불리 먹는 즐거움이 크고, 따로 운동할 시간도 내지 못한다. 좀더 처절해져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읽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커피 하루 한 잔으로 줄이기나 밥 한 숟가락 덜 먹기와 같은 건강검진 이후 부랴부랴 실천했던 수칙들이 흐지부지 되었다. 수명 연장의 최대 관건은 그런 게 아니라잖은가!

중요한 것은 매사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것!

이 책은 별점 5점 만점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1500명의 인생을 80년간 추적한 수명연구 프로젝트란다. 1500명 중의 대표적인 표본이 될 수 있는 10여명을 주인공으로 한 <인간 극장>이나 <다큐 3일 아니고, 80년>을 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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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이정은 옮김 / 나무수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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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집안 내부가 어떠해야 아이들을 키우기 좋을까 하는 것을 얻고자 책을 보았고,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그것과 더불어 가족들의 생활 습관이 어떠해야 좋을까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오래도록 재직하였고, 자녀 셋을 키웠으며, 그 유명한 길벗에서 나온 <기적의 계산법> 저자이기도 했다. 

유아에서 초등 중등(그 이상도)까지의 연령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망라하는 내용이었지만, 당장에 얻고 싶었던 것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조언이었다. 예를 들면,  학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좋은 책상은 가로로 긴 책상이다. 같은 것.

뒷부분에는 일하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내용이 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가사와 육아까지 겸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육아의 원칙”은 바뀌지 않기에  바뀌는 것은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이 바쁘니까 효율적으로 육아를 하고 싶다,가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육아 시간을 만든다’라는 것. 음... 정말이지 말로 하기는 쉬운 거다. 

아이의 학력을 높이려면 가정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라는 질문엔 시종일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아침밥 먹기’, ‘읽기, 계산하기, 쓰기’를 철저히 시키세요! 한다. 
 

해법이란 원래 이렇게 단순한 것....?

아버지에게 한마디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부모로서, 한 남자로서의 행복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자. 일에 열중하느라 아이를 외롭게 하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 아이는 행복하다고 할까?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지,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본인에게 아이에게 가족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사실은 딜레마에 빠진다. 저자의 말에 동감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마다 분위기랄지 성향이 달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르고, 그것이 그 가족만의 비법일 것이다.

 

울보 님, 이 책은 결국 도서관에서 예약해 순서 기다렸다가 대출해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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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보수 일기 - 영국.아일랜드.일본 만취 기행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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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리쿠 씨네 집에는 나무가 하나 있는데, 이 나무에는 주렁주렁 탐스러운 소설 열매가 열린다. 하루키도 그렇고, 가오리 씨도 그렇고, 소설 아닌, 에세이도 잘 나오던데, 온다 리쿠만 없다고 불평하면서, 아마도 소설 나무에서 열매 따는 것도 벅찬 나머지 다른 산문들은 쓸 시간적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첫 에세이가 나와다는 소식에 득달같이 사서 읽었다.
공포의 보수 일기,,  

최근 1년 중에 국내 번역된 것 빼고, 온다 리쿠 작품은 다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제목이 뭐 이래,, 싶으나 내가 좋아하는 작품, "삼월은 붉은 구렁을" " 흑과 다의 환상" 이 있다. 이 때와 유사한 의아함에 빠지고 만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알아보든가~ 하는 것 같은 제목하고는 정말 온다 리쿠 당신은... 당신답네.  

2년전 네 살짜리와 생후 60여일된 아가까지 있는 주변머리임에도 불구하고, 국제도서전시회에 초청작가로 온다 리쿠가 온다는 말에 연이틀(하루는 사인회, 하루는 간담회) 삼성역으로 가 출근도장을 찍고 했었다. 

간담회 때 온다 리쿠는 자신이 하늘을 나는 교통 수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상기된 얼굴이었던 것도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서 그랬구나 하게 된다.


이 책에서 보면, 온다리쿠는 글을 쓰게 된 뒤로 여행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일상 탈출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느긋하게 망상을 하러 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지어서 먹고 살고 있으니, 평소에도 망상은 한다. 매일 똑같은 회로를 써서 생각하다 보니, 아무래도 마모되게 마련이고, 이윽고 경직되어 에너지가 늘 똑같은 부분만 통과하게 된다고. 또 그렇게 해서 나온 망상도, 기상천외한 것은 이야기로 꾸미는 데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자꾸만 쓰기 편한 것, 실용적인 것만 우선하게 된단다. 그러면 이미지가 빈곤해져 죄 이미 어디서 본 것만 같고, 난 이제 글렀구나, 하고 한숨을 쉬고 싶어진다단다. 아, 그렇군요. 당신도 절망하는 나날이 있군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작가가 여행을 많이 하는 것은, 평소 앉아서 하는 일이니 변화가 없는 단조로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또 시간을 융통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다들 여행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

라고 말하는 온다리쿠는 취재차 떠나는 영국 아일랜드 기행을 통해서 몇년후 영국과 일본의 전통이 혼합된 문화를 갖고 있는 가상의 나라 "V.파."가 나오는 작품 <네크로폴리스>를 낳은 것 같다.  

여행이 몇년 후 작품으로 지불이 된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가 그렇게 무서울 수 없었다. 끊어지지 않고 완벽하게 이어지는 선이 무서웠고, 군더더기 없는 플롯 바깥쪽에 있는 뭔가가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데즈카 오사무 세계의 상층부에 있는 신의 시선이 무서웠던 것 같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에는 아주 높은 곳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냉엄하고 무색투명한 존재가 있다. 그 냉엄함이 어린 마음에도 무섭게 느껴졌던 것이리라. (중략)

그러나 논픽션이나 에세이의 경우는 다르다. 그곳에서 신은 그야말로 만물에 보편적인, 투명하고 냉엄하며 인간은 상상도 할 수 없이 높은 곳에 있는 존재이다. (중략)

나는 허구의 힘을 믿지 않는 작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허구이기에 진실을 그릴 수 있다는 역설을 인식하지 못하고 ‘현실은 허구를 넘어섰다며’며 현실과 겨룬다든지, 허구 밖으로 나가 현실에 어중간하게 발을 담근다던지. 내 눈에는 ‘현실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은 되레 허구가 갖는 강한 힘을 부정하는 일처럼 보인다. "

"소재를 찾으러 가는 사람도 있을테고, 취재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 전업 작가가 됐을 때는 직접 여행지에서 본 것, 들은 것을 소재로 이용했는데, 근래에는 직접적으로 소재를 삼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오로지 뭔가 재미있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돌아다닌다는 생각이 든다. "

"이상하게도 아이디어나 이미지는 늘 수면 밑에서 어른거리는데, 그것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은 우연히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다.

잡을 듯 말 듯 잡히지 않는다. 모양이 잡히지 않아 애가 바짝바짝 탄다. 그래 놓고 일단 잡히면 세세한 부분까지 한눈에 보인다. 그렇기에 그 순간부터는 기쁘지만, 그때를 제외하면 거의 언제나 어두운 절망감에 시달리며 지낸다.

“다나베 세이코가 그것을 일컬어 ‘고양이 쓰다듬는 것 같다’고 쓴 것이 인상에 남아 있다. 고양이가 거기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좀처럼 순순히 쓰다듬게 해주지 않는다. 손을 살며시 뻗어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그러면 고양이는 훌쩍 달아나버리고 손 끝에 감촉만 어렴풋이 남아 있다. 쓰다듬게 해주면 그나마 나은 편이고, 이쪽에서 다가가는 낌새를 알아차리고 손이 닿기 전에 달아나버리는 일도 왕왕 있다. 소설을 쓴다는 행위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동감이다.

여행을 떠나면 고양이가 내내 곁에 있으면서 쓰다듬게 해 주는 것 같다. 게다가 한 마리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가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가 쓰다듬는 황홀감에 빠져 기분이 고조된다. "


"나는 별로 치밀하게 생각해놓지 않고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글을 쓰는 타입이다. 내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처음부터 구상은 완성되어 있었습니까? 세세한 부분이 완성되도록 복선을 깔았습니까? 인터뷰에서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데, 거의 감에 의지해서 쓴다고 설명해도 이해를 못한다. "


"쓰지다 히데오 왈, 각본을 쓰는 것은 땅속에 묻힌 것을 파내는 일과 비슷하다. 그곳에 뭔가가 묻혀 있다는 것을 안다. 끄트머리는 보인다. 파다보면 무늬가 있다든지 돌기가 있다든지 한다. 그러나 전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끝까지 파봐야 안다. "


"하늘을 나는 교통 수단을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지만, 내가 철도를 좋아하는 것은 연속되는 감각이 좋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항상 중단되고 얼기설기 기워지고 누군가에게 시간을 빼앗긴다. 하나의 선을 이동하는 철도 여행은 자신의 인생이 연속된 한 순간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흔치 않은 기회다. 차창 밖 풍경에는 온갖 이미지가 숨어 있고, 평소 쓰지 않는 뇌의 부분을 자극한다. 밤의 차장에는 자신의 솔직한 맨 얼굴이 비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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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3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손톱 깨물기 지원이와 병관이 3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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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가 좋아할 법한 책을 권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것을 읽히는 게 아닌가.




고대영 작가의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영진 작가의 그림이 좋다. 실사에 가까운 그림이란 대개 사이버틱해서 정감이 쉽게 가지 않는데, 이 작가의 그것은 아주 따뜻하다. 이 작가의 그림이 에니메이션으로 나온다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열광할 듯...




보통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세 살 터울 두 아이의 수준 차이 때문에 형 책 읽고, 동생 책을 읽거나, 그것도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구 하나는 울고항의하면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고대영, 김영진 콤비의 책들은 세 살 아이도 형과 같이 본다. 책이 너무 고맙다. 

손톱 깨물기에 관해서라면, 육아를 하는 엄마 중 절반 이상은 애먹는 부분이 아닐까? (이거 또 일반화의 오류일까! ㅎ) 우리 아이들이 그랬다. 큰아이 다섯 살 때는 아이 손톱을 깎아준 기억이 없을 정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초조하거나 불안할 때는 잘근잘근한다.




이 책에도 지원이가 손톱을 깨물게 될 일련의 서사들 그리고 엄마의 당근책을 통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이 보인다. 손톱을 깨물게 하지 않으려고, 붕대를 감거나 약을 바르다니, 그런 방법들은 생각해 본 적 없고,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못하게 해야 할 당위를 찾지 못했었는데, 내가 둔감한 엄마여서 그랬나 보다. 일주일 동안 손톱을 깨물지 않아 그게 자라면, 엄마가 상으로 48색 크래파스를 사주겠노라 비장의 카드를 제시한다.




육아란 그렇다. 회유와 협박의 적절한 하모니~




이 책을 읽고, 손톱 깨무는 버릇을 고쳤어요~ 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이다. 당연하지.

되려, 이 책 속에서 누나 지원을 따라하는 병관이처럼, 책을 덮자마자 세 살짜리 둘째 아이가 대번 손가락을 입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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