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지비키 이쿠코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아주 어렸을 적에는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내가 예쁜 옷을 입는다,의 개념이 아니라) 어머님들 보시는 잡지(당시 레이디경향이나 주부생활?) 같은 책이나 심지어 재단 교본(옷본) 같은 거 보는 것도 좋아했다. 그러나 나에게 적용하지는 않는 관심사였다. 사회생활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되었어도 모험에 가까운 옷을 사는 데는 주저하게 되었고, 나에게 어울리는 몇 가지 패턴들을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않고 걸치고 있는 듯하다. 일테면 지금까지 치마를 입었던 적을 꼽으라면 열 손가락 외에 더 필요하지 않다.(두번의 임신기를 제외하고 ). 그러니까 내 스타일이 아닌 옷을 입어봤던 경험은 임신했을 때 ^^  사회 생활을 하니, 의류 구입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품위 유지비라고 해야 하나. 주도적으로 멋스럽게 옷 입는 재미를 구가하는 것이 아니라, 격식에 맞게 촌스럽지만 않게! 를 유지하는 선에서만 아둥바둥.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옷을 되게 안 사는 처럼 보이는지, 내동생은 나를 치켜세운답시고, "내면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아서,... 옷을 잘 안 사지..." 라고 말하고, 옷을 촌스럽게 입는다고 속으로만 생각했던 아는 언니는 말끝마다 " 옷을 사려면 우선 버리라는데, 우리 같이 옷 없는 사람들은 해당 없는 거 아니니?" 라며 나까지 묶어서 말하더라.

그러나 사회 생활 여부와 관련없이 괜찮게 입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 책에서. (그걸 이제 알았냐고? 글쎄말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는데, 요즘은 옛말이라고 한다. 유행은 돌아오지 않는다. 당장에 입을 옷만 사라는 이야기. 돌려말하면 지속적으로 버리고, 그때그때 자주 사입으라는 이야기. (관련 업자(스타일리스트임)답게 패션업계 활황을 도모하려는..)

 

또한 강조할 수 있는 바는 이제 옷이든 신발이든 평생 쓸 물건이라는 것은 없다는 개념이었다. 공들여 비싸게 구입할 만한 품목으로는 '신발'을 들었는데, 그 이유도 오래 신자 라는 개념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발이 편해야 하기 때문.

 

지금까지 멋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트랜디한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사람이다. 다양한 스타일로 입어야 한다는 욕심만 버리면 갖추기 쉬운 조건인 듯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참 어렵다. 갖추어 입지 않아서 초라하지도 말아야겠지만, 너무 트랜디해서 나이에 안 맞아 보이지도 말아야 하니... 진정한 멋부림하는 나이는 50부터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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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7-06-23 20:20   좋아요 0 | URL
어떤 스타일을 그리신건지 몹시 궁금하네요~ ㅋㅋ 제가 판단하는 자신과 남이보는 내가 달라 억울함이 있는 저로서는 ㅋㅋㅋㅋㅋ 아 맞다.. 님께서도 내노라하는 패셔니스트(?)인걸로.... 사각지대의 저도 알 정도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