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 대부분은 아주 일찍부터 사랑이 느낌이라고 생각하도록 배웠다. 어떤 사람에게 깊이 끌리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심리적 에너지를 집중한다. 즉 그들에게 감정을 투자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중요해지는 이런 투자 과정을 '카텍시스'라고 부르는데, 펙은 그의 책에서 우리가 대부분 '카텍시스를 사랑과 혼동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이런 카텍시스 과정을 통해 어떤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정작 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시를 하면서도 그들을 사랑한다고 우기는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안다. 그들의 느낌이 카텍시스의 느낌이고,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느끼는 게 사랑이라고 우긴다.
-p.30~31쪽
우리 문화에서 가족이 사는 사적인 공간은 쉽게 독재와 파쇼가 판칠 수 있는, 제도화된 권력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대개 집안을 다스리는 절대적 지배자인 부모가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게 뭔지 결정할 수 있다.
-p.42쪽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는 소통하고 싶은 열정의 자리를 소유하고 싶은 열정이 차지해 버린다. 감정적인 욕구는 충족하기 어렵거나 대개는 불가능하지만, 물질적인 욕망은 훨씬 쉽게 충족할 수 있다.
-p.122쪽
사람들은 공적인 세계에서 정의를 추구하기 보다는 사적인 삶으로 고개를 돌려 거기서 위안과 도피처를 찾았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기 위해 가족과 관계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가정에도 사랑이 없는 황폐한 현실을 접하자 사람들은 엄청난 문화적 상실감에 사로잡혔다.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직면해, 어떤 사람들은 성공적인 삶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고 그 돈으로 얼마나 많은 걸 살 수 있을지로 측정될 거라고 확신하고 새로운 프로테스탄트의 노동 윤리를 받아들였다. 좋은 삶이 이제는 공동체와 맺는 관계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축적과 쾌락을 좇는 물질주의적 욕망의 충족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간 지향적인 사회에서 물질 지향적인 사회로 가치가 변한 것에 발맞추어,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 특히 영화배우와 가수들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에서 윤리적인 차원을 묻는 게 갑자기 중요해지지 않게 되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버는 게 목표가 되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부패를 널리 받아들이게 되었고...
탐욕의 문화가 가진 역설 가운데 하나는 일하지 않고 얻은 이익으로부터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 계층은 열심히 일해서 얻은 물질 자원에만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가장 열심히 주장하는 것이다.
-p. 124~126쪽
혼자 있는 것도 사랑하는 기술에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혼자 있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도피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살아 있는 동안 늘 혼자 있는 것의 가치를 강조했다 (...)
(...) "외로움은 고통스럽지만, 고독은 평화롭다. 외로움은 다른 사람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하지만, 고독은 다른 사람의 독특함을 존중해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다 "
-p.155쪽
인기 있는 자기계발서 중 상당수가 성차별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 이런 책들은 흔히 선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의 습관들을 남성 지배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만든다. 존 그레이는 이것에 대해 '남성은 자기 굴 속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남자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방해하는 여자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레이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여성의 행동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랑을 알려면,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형태의 성차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집착을 단호히 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김없이 성별 갈등으로,
-p.169~170쪽
사랑을 하면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사랑을 하면 늘 기쁨과 행복 속에 있을 거라고 가르치는 것은 사랑에 대한 그릇된 생각이다. 사랑을 시작해도 고통과 괴로움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려면 이런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폭로해야 한다. (...) 사랑을 실천하려면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건설적인 고통과 막무가내로 상처를 입는 것을 구별할 수 있다.
-p.174~175쪽
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그녀의 첫 번째 책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에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생각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것이 파괴적인 것은 우리가 아무런 의지나 선택할 능력이 없어도 사랑하게 된다고 믿는 망상 때문이다. 수많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 탓에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 이런 환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방해가 된다. 우리는 우리의 환상을 지탱하기 위해 사랑을 로맨스로 대체한다. 로맨스가 프로젝트로 그려질 때, 또는 대중 매체, 특히 영화가 우리에게 그렇게 믿도록 하려 할 때, 기획을 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은 여성이다.
-p.183쪽
사랑은 의지의 행위이다. 즉 의지이며 행동인 것이다. 의지에는 선택이 따른다. "우리가 반드시 사랑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사랑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우려는 의지라고 말한다.
-p.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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