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늙을까 -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전하는 노년의 꿀팁
다이애너 애실 지음, 노상미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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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늙는 일에 대한 것을 쓴 내가 알고 있는 저자로는 소노 아야코이고 그녀의 책들을 읽었을 뿐이다. 한참 그녀의 책을 읽었던 게 30대 중반의 시기였음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5~6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나보다 싶다. 아직 오지 않은 그러나 어쩐지 겪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 ...

내게 있어 소노 아야코에 대한 다이애너 애실의 차별점은 이 분이 평생 몸담은 직군에 있다. 편집자였다는 것. 편집자가 글을 써서 책을 냈다는 것 .

 

글쓰는 게 자신이 원하는 바였다는 것을 대부분의 작가들은 인생의 초반에 깨닫는다. 아무리 어려서 책을 좋아하고, 설령 친구들과의 편지쓰기에서 잘 쓰는 아이로 통했더라도 말이다.

우리네들에게 보통 책이라 하면, 소설을 의미하고 소설가에겐 상상력, 즉 인물과 사건, 혹은 하나의 세계를 통째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필요한데, 아무리 글을 잘 쓰더라도 그 능력이 자신에게 없다고 느껴지면 글을 쓰는 일 즉, 작가가 될 수 없음을 직관으로 안다.

 

이분 또한 그런 경우로 보여진다. 허나 다른 사람들의 글을 좋아해 편집일을 하게 됐다는 것인데, 자신이 지닌 창조적 에너지가 뭐건 간에  그 에너지의 대부분이 자신이 매일 같이 하는 일을 통해 분출됐다는 의미였을 테니,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의 압력 즉, 글을 쓰기 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케이스인 것이다.

 

 

"소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독자를 붙든다. 스릴이나 이국적인 것을 제공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도 해주고, 풀어야 할 수수께끼를 던지기도 하고, 몽상의 소재들을 제공하고, 인생을 돌아보게도 해주고, 자신과는 다른 삶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생을 판타지로 볼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소설은 우리를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놀라움에 숨 막히게도 한다. 또 최고의 책들은 독자를 완벽히 현실처럼 보이는 세계로 데려가 생생한 경험을 하게 해 준다. <미들마치>를 처음 읽었을 때, 끄트머리 몇 장을 남겨두고 내 기분이 어땠는지 생생하다.

'아, 안 돼, 곧 이 세계를 떠나야 한다니, 정말 싫어!'

...다행히도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삶 속으로 데려가주는 소설들은 얘기가 다르다. 나이폴이나 필립 로스의 책이 그렇다. 그리고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들 역시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다. 톨스토이, 엘리엇, 디킨슨, 프루스트, 플로베르, 트롤럽(그렇다 나는 트롤럽도 그 반열에 올린다. 내 생각에 지금까지 그는 심하게 저평가 되어왔다.)

....그러니 소설이 '시들해졌다'는 내 말이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놀랍고도 부러운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나이가 드니까 내가 까다로워졌다는 이야기다.

.... 내 정신이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주는 책들은 여전히 보고 싶다. 가장 좋은 예로 내가 산업혁명 초기에 대해 잘 알게 된 건 다음의 세 권, 아니 네 권의 책 덕분이다.

...자기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이런 좋은 책들을 벗삼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더없이 상쾌하리라.

...텔레비전 하나를 사는 것 보다는 라디오를 다시 듣는 게 상상하기 더 쉽다. 한때는 음악을 무척 좋아해 BBC라디오3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귀가 먹어 음악 소리가 대부분 왜곡되게 들려 귀에 거슬리는 통에 듣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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