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뒷북 같기는 하지만,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 피씨로 유튜브에서 공연 영상을 생생하게 즐길 있다는 신세계에 눈을 떴다. 이번 쇼팽 콩쿨을 봐도, 참가자의 면면을 예선, 라운드 1, 2, 3, 파이널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현장에 가 있는 것에 비할 수야 없겠지. 당연한 거고.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황송해 죽겠다. 한편으로는 이거 앞으로 큰일이다. ㅠ.ㅜ))

 

 

 

 

 

 

 

 

 

 

 

 

 

 

10년 전에 샀던 책인데, 전공자도 아닌 내가 무에 이런 책을 샀었나 하다가, 책 제목 '피아노 연습' 앞의 '자기 발견을 향한'이라는 수식어의 행간을 읽지 않았나 싶다.

 

"모든 사람이 연습하는 방법을 안다면 모두가 천재일 것이다. 나는 연습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연습은 습관이다. 습관이 되면 음악에 내재해 있는 고유의 특징을 찾지 못하고 사람들은 결국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며 깨닫는 것을 포기한다.

나는 일을 할 때나 생각할 때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자각하고 의식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곡을 연주하는 동안 어떤 악구가 열정적으로 흘러가는 가장 격렬한 순간이라도 의식 있는 상태로 남기를 원한다. 나는 한두 군데에서는 괘도를 벗어나 자유럽게 연주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내가 의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나의 의식은 항상 뚜렷한 것이다.

연주할 때 어색하다거나 실수하는 것은 항상 집중의 결여에서 기인한다. 나는 집중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내가 규율없는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심하게 다루고서야 비로소 집중을 하는 방법을 획득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이 집중의 방법을 내 제자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시작하기 전에 이미 완전히 집중하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첫음은 이미 시작된 독백의 연속으로 울려야 한다.  

연주하는 데 있어서 시작의 중요성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상 모든 연주의 성패는 시작을 얼마나 신중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첫 악구를 연주하기 전, 손이나 손가락의 준비운동과 첫음 사이에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 존재하는데 이 시간은 참으로 경이로운 시간이다. 왜냐하면 이 시간의 길이는 예측불허이며, 또 이 시간이 주는 감정적 효과 때문이다. 청중도 내가 사용하는 이 시간의 길이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

 

 

참가자들의 연주 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약간의 궁금증을 이 책에서 해결해 갈 수 있을까 싶어 떠올려 본다. 특히 애정하는 조성진 군, 인터뷰를 보면, 1라운드 때는 많이 떨려서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1라운드 연주와 영상이 제일 좋다. 이 아이러니는 뭘까?

그리고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기 전 심호흡을 하거나 눈을 감는 장면들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 짧은 시간이 참 경이로운 시간이었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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