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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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8 13:47

 


 

 

 

이 소설 속에서 동구라는 아주 착한 소년을 만났고, 그 녀석의 가족 이야기 때문에 나는 울고, 웃었다. 동구네 할머니를 보면서 엄청 무서우셨던 살아생전 우리 친할머니도 생각났고, 나를 가르쳤던 초등학교 적 선생님 생각도 났고, 이상하게도, 지금은 이빠진 호랑이신 우리 아버지가 내가 동구만할 때의 젊으셨을 적 생각까지 부쩍 많이 났다.  이 소설은 동구의 이야기를 따라서, 잠깐 나를 어린 시절로 돌려 놓았던 듯하다.


사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면적인 성숙을 불러오게 하는 ‘부조리하고 흉폭한 세계’와의 맞닥뜨림이 필요한 듯하다.

한 친구에게 나는 그런 것을 물은 적이 있다.

“너는 니가 언제부터 부쩍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나.”

친구가 말했다. “나는 열한 살이 되도록 산타클로스가 실제로 있는 줄 알았다. 엄마 아빠가 그만큼 곱게만 키워 주셨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아빠가 사업에 크게 실패하시자, 이후 가족들이 전셋집을 전전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곱고 편안하게만 자라왔는지 알았다.”

이 친구에게 내면적 성숙을 위한 “흉폭한 세계”와의 대면은 바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라는 사건이었던 것이다.


여기 착한 동구에게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각설하고......


심윤경의 글은 ‘언어의 마력을 갖고 있다’ 둥의 책 뒷표지의 평론가들의 칭찬이 하나도 과장이 아니다 싶게, 글을 잘 썼다.

작가의 글이 빛나는 부분은 그러니까, 작가가 이건 정말 잘 하는구나 하고 생각되는 부분은 ‘서사’이다.

주리 삼촌과 선생님의 등 뒤로 훔쳐본 어지러운 어른들의 세상을 들어내는 방식이라든지, 소설 속 등장 인물의 성격을 섬세한 내면의 변화를 ‘서술’하거나 일일 ‘직접 표현하는’ 방식을 쓰지 않았다. 그는 독자들이 탄복하며 알아차릴 정도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도록 글을 썼다. 이걸, 사람들은 ‘밀도 높은 서사’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동구는 어른스러워서"라는 박 선생님의 칭찬에, 선생님이 자신을 어른으로 생각한다며, 기뻐하는 동구의 모습.   흡...동구가 나로 하여금 오랜 동안 미소짓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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