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회사에서 사람 울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생산성이 최대치인 닭이 다음에 맞이할 운명으로 언제든지 전락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

 

그렇게 맞이한 주말은 아이들의 부모인 것을 방기하고, 꽃은 만개하였으나, 엄마는 방에 콕하였다. 마침 몸도 좋질 않아서였는지, 평일 동안 빚진 잠이 있었지, 잠에 취해 있었다.

 

둘째가 주말되면 동물원에 가자고 지난 월요일부터 졸랐었는데, 넌 감기가 걸려서 안 된다는둥, 사주기로 한 요괴메달 안 사주겠다는둥 갖은 조건과 협박(?)으로 유예시켰다.

 

일요일밤 아이들을 서둘러 재우고, dvd 한편을 골랐다.

4년 전에 들였는데, 겨우 두편 봤나보다.  구입 자체만으로도 감성근육이 쫄깃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었다... 착각이지 뭔가, 4년동안 겨우 두편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는 기념비적인 날이 되겠다. 두 편을 더 봤다.

  

먼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명작 <길>을 봤다. 젤소미나의 길이라고 불러야겠다.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서커스단에 남지도 못하겠고, 그 남자를 따라 유랑하지도 못하겠는 젤소미나. 잘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난 것일까, 생각하는 젤소미나.

가끔 나라는 사람의 존재의 의의를 찾는 게 힘든 날. 그런 날 또 찾아 만나게 될 것 같은 젤소미나이다.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어리숙한 젤소미나는 근래 본 영화 중에서 나에게 가장 러블리한 캐릭터이다.

 

다른 한편은 시네마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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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4-2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길>, 라 스트라다, 맞나요? 중학교때인가 TV에서 명화극장 시간에 해주는 걸 봤어요. 음악도 슬프고 결말도 슬퍼서 찔끔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시네마천국은 극장에서 봤는데 이것도 보면서 훌쩍거렸고 음악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위의 영화들 사진만 봐도 뿌듯합니다. 죽기 전에 다 봐야할텐데...^^

icaru 2015-04-21 14:51   좋아요 0 | URL
아~ 라 스트라다, 그렇군요 나인 님은 정말 모르시는 게 없으심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리버피닉스와 같은 날 죽어서,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93년 10월 마지막 날. ^^
시네마천국은 학교다닐 때 비디오로 봤었는데, 좋았던 느낌만 기억하고, 또 주인공이 남자어린이 청소년이었던 것만 기억하고는 우리 큰애와 보다가 제가 아주 혼자 당황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 장면들이 있었더라고요 글쎄... 만10세 이하 아동하고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네요... ㅎㅎㅎㅎ


icaru 2015-04-21 14:58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이번주에는 자전거 도둑을 보려고요 ^^
보셨어요? 나인 님?

hnine 2015-04-21 17:02   좋아요 0 | URL
자전거도둑! 봤어요. 흑백영화로 기억하는데, 고등학생때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영화 퀴즈로 이 영화가 출제되었는데 맞춰가지고 상품까지 받았지 뭐예요 ㅠㅠ 아무튼 좋은 영화였어요. 이 영화도 음악 참 좋지요.
시네마천국을 아이와 보셨군요 ㅋㅋ

2015-04-21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1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04-29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all-time favorite이 보이는군요. 카사블랑카는 아마도 저희 부모님도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진 영화로 알고 있는데요. 잉그리드 버그만은 참 우아한게 요즘 배우들에게서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어요.ㅎ

icaru 2015-04-29 16:26   좋아요 0 | URL
하하,, transient-guest 님,, 예술적 소양이 도타우신 게 드러내지 않으려 하여도 티가 나는 것 같죠~
살면서 시간이 많이 생기면, 보려고 준비해 놓은 것들인데, 시간 있어도 책 안 읽는 이치 만큼이나 이 분야도 그런 듯 해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에후..ㅎ